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수입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자칫하면 경상수지 적자전환의 신호탄인지 우려가 커진다.
한국은행이 11일 내놓은 '1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1월 경상수지는 18억 1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1개월 연속 흑자다.
얼핏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흑자규모를 보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올 1월 경상흑자규모는 지난해 1월에 비해 49억 7천만 달러나 축소됐다. 흑자규모가 10억 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수출이 나쁘지 않지만 수입액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1월 수출은 지난해 1월보다 92억 8천만 달러 늘면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이 크게 늘면서 수입액은 수출액 증가보다 훨씬 많은 141억 9천만 달러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6억 7천만 달러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보다는 38억 1천만 달러 줄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49억 1천만 달러나 감소했다.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1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4월 4억 9천만 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1월 통관 기준 원자재 수입이 전년 동월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게 주된 이유다. 1월 원유 수입은 전년 동월에 비해 86.8% 증가했고 가스는 무려 187.4%, 석탄은 213.8%나 증가했다. 여기다 반도체가 25.9% 곡물은 24.2%, 가전 19.5%, 직접소비재 18.0% 등 자본재와 소비재 모두 수입이 증가하면서 13개월 연속 상승행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월 에너지 수입은 181억 5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이며 증가율로도 121.8% 증가로 역대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2월과 3월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아직은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하지는 않는 눈치다.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2월 수출이 8억 4천만 달러 정도 흑자인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