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주가 뛰는 '허니문 랠리', 이번엔 "글쎄"

연합뉴스
대선 직후 주가가 오르는 '허니문 랠리' 현상이 이번에도 나타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증권가에선 미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환경의 영향으로 새 정부 출범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981년 이래로 8차례 치러진 대선 직후 '허니문 랠리' 현상이 자주 나타났다. 8번의 대선 3개월 후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5.1%, 6개월 뒤엔 9.3%, 1년 후 19.1%였다.

대선 후 6개월 동안 코스피 지수가 가장 많이 상승했던 정부는 노태우 48.8%, 전두환 35.4%, 김영삼 15.4%, 문재인 11.2% 순이었다. 반면 김대중(-22.2%), 이명박(-6.5%), 박근혜(-5.3%), 노무현(-2.6%) 대통령 당선 때엔 같은 기간 코스피가 하락했다.

김대중 정부 때엔 IMF 외환위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악재로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8차례의 대선 1년 후엔 이명박(-36.6%), 박근혜(-0.9%) 정부를 제외하곤 코스피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대선이 호재였던 미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대선은 대체로 주식시장 강세 재료였다"고 밝혔다. 대선 불확실성 해소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를 토대로 이번 대선 직후에도 '허니문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다소 우세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불확실성,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온갖 악재에 시달렸던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정책 모멘텀에서 기인한 추세적 반등 기대감이 자라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국 증시는 구조적인 특성상 국내 정책적인 요인보다는 대외적, 외생적 변수에 영향을 더 받는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역대 대선 직후 6개월 후의 수익률도 정권별로 플러스를 기록한 해도 있으며,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도 있다"며 "증시의 방향성은 당시 글로벌, 특히 선진국 경제를 포함한 매크로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국내 대선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2000년대 이후 4번의 사례에서는 실제로 대선과 주가지수 사이에 큰 관계는 없었다"며 "현재도 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 통화 긴축 등 대외변수가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황진환 기자
다만 새 정부 출범으로 정책 기조가 달라질 분야에 대해선 주목해 볼 만하다는 조언도 있다. 오는 5월에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 원전 최강국 건설 등 문재인 정부와는 여러 분야에서 다른 정책 기조를 앞세운 만큼 관련주 흐름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 건자재, 원전 업종들에 대해서는 단기에 정책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신(新) 정부 정책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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