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장제원 비서실장으로 복귀…후보 단일화 성사로 대선 승리 공신
지난해 9월 당내 경선 당시 윤 당선인 캠프에서 총괄상황실장을 맡았던 장 실장은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과 함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3인방으로 불렸다. 장 실장은 아들의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 등을 이유로 당시 상황실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에도 캠프 내 공식 직책은 없었지만 전두환 '개 사과' 사건 등 윤 후보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장 실장이 물밑에서 움직이며 윤 후보를 적극 보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잠잠했던 장 실장이 최근 주목을 받은 것은 대선을 엿새 앞두고 지난 3일 극적으로 성사된 안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장 실장이 끈질기게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과 물밑 교섭을 통해 극적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윤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격차가 0.7%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 때문에, 안 대표와의 단일화가 승리에 역할을 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캠프 내부에서 윤 후보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이 장 실장이라는 주장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장 실장이 막강 실세로 재차 부상한 배경이기도 하다.
인수위원장 0순위 안철수…김병준‧김한길 등 하마평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안 대표의 전격적인 후보 단일화 결단으로 인해 정권교체를 이뤘기 때문에 일단 선택권은 안 대표에게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차기 대선을 보고 당권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행정부 쪽으로 방향을 돌릴 것인지를 두고 안 대표가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전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에서, 안 대표가 신설 합당될 정당의 지도부로 향할 것인지 아니면 인수위원장을 거쳐 국무총리를 택할 것인지에 따라 향후 정치 행보 로드맵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대표도 선거 내내 쉬지 않고 45일 간 뛰어다니느라 휴식이 필요하다"며 "내일 당장 윤 당선인과 회동을 하거나 그런 계획은 없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위 구성과 양당 합당 작업 등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수위 기간 동안 초기 내각 구성을 위한 틀을 잡은 후 원만한 당‧정‧청 관계를 설정해야 지방선거 공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불과 0.7%포인트 격차로 정권을 잡은 만큼 '국민통합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협치의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선거 과정에선 윤 당선인이 선대위 개편 직후부터 청년 보좌역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내놨지만 국정 운영은 '통합과 안정'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 캠프 소속 또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 도중 청년 윤 당선인에게 청년 보좌역들이 직접 보고하는 '핫 라인'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여가부 폐지 등 다소 극우에 가까운 주장들이 반영됐다"며 "인수위에선 이런 실수가 반복되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