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인사청문절차에 따르면 후보자 내정에서 최종 임명까지는 보통 23일에서 24일이 소요된다.
후보자 지명이 이뤄지면 첫날 지명소감 발표와 청문회 준비를 위한 상견례가 진행되고 국회에 인사청문요청 사유서나 관련 문서를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보통 사흘 정도 걸린다.
행정안전부가 자료를 준비해 대통령에게 올리면 대통령은 이를 국회의장에게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내게 되는데 지명으로부터 3~4일 정도가 걸린다. 이렇게 되면 국회는 접수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대통령이 송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의장이 받으면 다시 이를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에 회부하는데 상임위는 회부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종료해야 한다.
한은총재 인사청문회안이 상임위에 회부되면 비로소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하게 되는데 의원들의 요구자료를 제출하고 질의서를 입수해 예상 Q&A 자료를 만들고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 준비, 모의 청문회를 실시하게 된다.
한국은행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내부인사가 내정된다면 이 기간이 짧아지겠지만 외부인사가 지명되면 한국은행의 다양한 업무에 대해 공부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다.
청문회 날짜가 잡히면 한은총재 청문회는 보통 하루에 끝난다. 진행방식은 국정감사나 업무보고와 비슷한 형식으로 이뤄지고 청문회가 끝나면 사흘 안에 본회의나 국회의장에게 보고하고 국회의장은 이를 대통령에게 송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은총재의 임명에 국회의 동의까지는 불피요하기 때문에 청문보고서만 송부되면 대통령은 임명할 수 있게 되는데 지명 D데이로부터 23일에서 24일 정도가 걸리게 된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인이 결정된 것이 10일 새벽이기 때문에 바로 이때부터 지명을 위한 절차기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빠르면 4월 2일 또는 3일에야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오는 31일 이주열 총재 퇴임후 일시적으로 총재공석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인사청문 제출자료 준비와 요청, 상임위 회부 등을 전광석화처럼 진행하고 청문회 준비기간를 확 줄인다면 이주열 총재 퇴임 직후 신임 총재가 취임할 수 있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기 때문에 총재공석 사태는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조금 속도를 낸다면 금통위때 한은총재 공석사태는 피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하마평에 가장 강하게 올랐던 인사는 윤석열 당선인의 경제책사로 알려진 서울대 경제학부 김소영 교수다. 거시경제학자로 윤 당선인 캠프에서 경제정책 마련을 맡았던 김 교수는 이미 대선 기간중에도 윤석열 당선시 한국은행 총재후보로 물망에 올라왔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의 청사진을 그린 김 교수가 한은 보다는 청와대에 입성에 경제정책을 총괄 지휘할 수 도 있다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점이 변수다.
한국은행 내부인사로는 이주열 총재와 함께 당연직 금통위원이기도 한 이승헌 현 한국은행 부총재와 윤면식 전 한은 부총재, 장병화 전 부총재 등의 이름도 나온다 서영경 금통위원과 임지원 금통위원 역시 한은 내부 인사로 분류될 수 있다.
또 신현송 BIS 즉 국제결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나 이창용 IMF 국제통화기금 아시아 태평양 국장도 한은 총재 후보로 거명되는 단골 인사들 가운데 하나다.
경제학계에서는 김진일 고려대 교수가 미 연준 근무경험을 이유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