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포인트 미만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진 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선거 과정에서 쏟아진 고소·고발 사건이 검찰에 수북하다. 치열한 유세전 속 여야가 주고받은 고소·고발장만 10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막판까지 뜨거웠던 대장동 관련 의혹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무원 사적동원 의혹 등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 사건도 수두룩하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투표일로부터 6개월인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사건 배당·이첩 바쁜 검찰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경근 부장검사)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 고발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이첩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5일 국민의힘이 "이 후보의 선거 공보물 속 '검사 사칭' 사건 등에 관한 전과기록이 허위사실"이라며 대검에 고발한 것이다.이렇듯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선거 과정에서 서로 제기한 고소·고발 건은 100여건 안팎. 검찰은 사건 배당을 통해 발빠르게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상당수 사건은 경찰에 이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부인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허위 해명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사건 역시 서울청이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김건희씨 '소가죽 종교행사 후원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된 김의겸 민주당 의원 사건도 경찰에 넘겨졌다.
윤 당선인 부인 김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등을 고발한 사건은 공공수사2부가 직접 수사한다. 윤 당선인이 이단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이 후보가 고발된 사건도 공공수사2부가 맡는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동원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 고발 사건, 경기주택공사 합숙소를 비선캠프로 사용했다는 의혹 등 사건 등은 수원지검에 배당됐다.
시민단체발 사건도 속속 수사 착수…대선 선거사범 732명
시민단체가 고발한 정치인들 사건도 속속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고발한 사건도 최근 경찰로 넘어갔다.
역시 법세련이 이 후보의 선거운동 텔레그램 대화방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고발한 박범계 법무부장관 사건은 공공수사2부에 배당됐다가 지난 8일 안양지청으로 이첩됐다.
사전투표 부실 관리 등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검찰은 최근 해당 사건을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입건된 선거사범은 732명으로 지난 19대 대선보다 1.7배 증가했다. 허위사실공표 등 여론조작사범이 431명(59%)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25%), 선거폭력(11%), 금품수수(2.3%) 등 순으로 집계됐다.
선거 무효 소송 가능성도…결과 영향 없을듯
이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대법원에 선관위를 상대로 선거무효소송을 청구했다.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 관리 등이 부실했고 QR코드가 인쇄된 용지를 사용한 사전투표가 무효라는 취지다.
하지만 선거무효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당선 결과에 실제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이전 사례들이 장기간 심리 끝에 원고 패소 판결로 끝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