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경남 득표율은 58.24%인데 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7.38%를 얻는 데 그쳤다. 격차는 20.86%나 차이가 난다.
5년 전인 지난 2017년 대선에서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는 0.51%에 불과했다.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13.39%),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6.71%)가 출마해 보수 표가 분산됐다고는 하나 보수세가 강한 경남에서 민주당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년 뒤 2008년 지방선거는 '벚꽃 대선'의 바람이 그대로 이어져 민주당이 사상 처음으로 도지사를 비롯해 시장군수, 광역의원까지 휩쓰는 돌풍을 일으켰다.
보수 정당의 절대적 기반이었던 경남이 지역 사투리로 '디비졌다(뒤집어졌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텃밭 이상의 자존심과도 같은 이곳에서 당시 자유한국당에게 큰 패배를 안겼다.
특히, 경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52.81%의 득표율을 얻어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42.95%)보다 약 10%p 차이를 벌리며 압승했다.
동시에 치러진 18개 시장군수 선거에서 7곳을 차지했고, 도의원 선거에서도 58석 가운데 민주당이 34석을 차지해 21석을 얻은 한국당을 제치고 처음으로 제1당 지위를 얻었다. 직전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이 50석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돌풍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경남 18개 시군 중 어느 곳에서도 윤 당선인을 이긴 곳이 없었다. 19대 대선에서는 김해·양산·거제·창원의창·성산·진해구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이 높았다.
대선이 끝나면서 경남은 이제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됐다. 가장 관심은 '김경수의 빈자리'인 경남지사 선거다.
김경수 전 지사가 후보로 나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0%p 앞서며 압승을 거뒀지만,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 후보가 경남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과 마주했다.
특히, 민주당의 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이자 재선까지 노렸던 김 전 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낙마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경남지사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가 후보로 나설 지도 안갯속이다. 대선 때문에 지방선거가 가려졌다고는 하지만, 중량감 있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이전부터 후보군은 차고 넘친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창원 출신의 재선 박완수 의원과, 이른바 '윤핵관'으로 대표되는 재선의 윤한홍 의원, 밀양·의령·함안·창녕 출신의 3선 조해진 의원, 양산의 3선 윤영석 의원이 거론된다. 이 중 윤한홍 의원은 청와대 입각설도 제기되고 있어 출마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게다가 경남지사를 지냈고 지난 선거에서 김경수 후보에게 패한 김태호 의원의 재도전설도 나오고 있다.
원외 인사인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재경 전 국회의원도 현역 차출 불가론을 내세우며 이미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번 대선 승리로 누가 나와도 도지사에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본선보다 당내 경선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에서는 창원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여영국 당 대표가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