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및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장기화하고 있는 반도체 수급 및 공급망 대책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국 기업 중 유일하게 참여한 삼성전자에 미국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 설립 관련 감사를 표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CEO(최고경영자), 월풀의 엘리자베스 도어 글로벌구매전략 담당 수석부사장, 의료기기 전문업체 메드트로닉스의 지오프 마사 CEO, 자동차 엔진·발전기 제작업체 커민스의 제니퍼 럼지 대표 등도 직접 백악관을 방문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PC업체 휴렛팩커드(HP)의 엔리케 로레스 최고경영자(CEO)과 함께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밖에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에릭 홀컴 인디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우리는 특히 중서부 지역에서 미국의 제조업이 살아나는 것을 보고 있다"며 "기업들이 여기 미국에서 새로운 공장 건립을 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에서 초당적인 혁신법안이 처리된다면 기업들은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 사장이 화상으로 참여한 것을 소개하면서 "삼성은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17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이를 통해 2천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손톱만한 크기의 반도체는 스마트폰, 인터넷, 가전제품 등 우리 모두의 생활에서 자리하지 않는 부분이 없다"며 반도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부족에서 비롯된 글로벌 공급망 마비 사태를 해소하는 동시에,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재건하기 위해 반도체 등 핵심 제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재육성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열린 지난해 4월 백악관 회의와 같은해 5월 반도체 회의에 삼성전자를 참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공급망 대책회의와 이날 회의까지 삼성전자는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계속 참여했다.
백악관은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업계 리더들과 초당적인 주지사들과 만나 의회가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 초당적 혁신법과 같은 경쟁력 법안을 대통령의 책상에 전달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