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자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10%포인트 안팎의 초접전 경쟁을 벌여왔다. 이 후보는 30~40%까지 박스권에 머물렀고, 윤 후보는 후보 확정 이후 컨벤션 효과로 4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후보 모두 지지율 급락은 각각 배우자 리스크에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판 흔든 배우자 리스크…김건희 허위 이력 vs 김혜경 소고기 '법카'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상대적으로 공개 활동을 지속하면서 김건희씨에 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제기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 재임 시절, 김혜경씨의 사적 업무 등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A씨는 경기도 5급 공무원 배모씨의 지시로 약 대리 처방과 음식 배달 등을 수행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비서실 법인카드를 이용해 김씨에게 반찬 등을 전달했다는 이른바 '소고기 법인카드' 의혹도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김씨는 지난달 9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 역시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며 사과했다.
범야권 최대 변수 '후보 단일화'…대선 엿새 앞두고 안철수 품은 윤석열
지난 1월 6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이탈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와 극적 합의를 이뤄 위기관리에 성공하면서 안 후보 쪽으로 이동했던 범야권 지지세도 윤 후보에게 돌아왔다. 지리멸렬한 협상이 지속되던 와중에 안 후보는 지난달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윤 후보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급기야 안 후보는 여론조사 단일화를 제안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20일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고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기류에 무게가 실렸지만, 마지막 불씨를 살린 주인공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인 장제원 의원이었다. 장 의원의 끈질긴 설득 끝에 안 후보는 지난 3일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남녀 갈라치기' 불 붙인 윤석열…이대남‧이대녀 표심 갈려
젠더 갈등 논란도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가 극명한 차이를 보인 부분이다. 이준석 대표가 줄곧 주장해온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윤 후보가 수용하면서 본격 논쟁에 뛰어든 것이다. 지난 1월 초 선대위 개편 당시 윤 후보가 청년 중심으로 선대위를 재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놓은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여가부 폐지'였다. 해당 공약을 SNS에 게재 후 20대 남성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윤 후보는 지지율 급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남녀 갈라치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이같은 입장을 유지했지만, 대선 후보가 '남녀 갈라치기'에 편승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선거가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이 후보는 젠더갈등 이슈를 전면에 내걸고 윤 후보를 압박했다. 특히 n번방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박지현씨를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한 이 후보는 2030 여심 잡기에 적극 나섰다. '이대남' 표심은 윤 후보에게, '이대녀'는 이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는 전망은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졌다. 20대 남성들의 약 60%가 윤 후보를 지지했지만, 20대 여성들의 약 60%는 이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앞서 최소 5%포인트 이상 격차로 승리할 것이라는 윤 후보 측의 전망이 엇나가게 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이 '이대녀' 표심의 결집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