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진화율 75% 그쳐…금강송 군락지 '위협'

헬기 82대 투입했지만 응봉산 주불 진화 실패
응봉산 불씨 소광리로 넘어오며 금강송 군락지 위협
피해면적 1만 9080ha로 증가

산림청 진화대가 산불 진압 작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울진·삼척 대형 산불'이 발생 엿새째를 맞았지만 진화율은 75%에 머물고 있다.
   
피해면적은 1만 9080ha로 늘어난 가운데 울진과 삼척 경계지역인 응봉산 주변 산불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으면서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 일대가 계속 위협받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9일 오후 가진 현장브리핑에서 "현재 진화율은 75% 수준으로 전날보다 5% 정도 추가됐다"며 "짙은 연무로 시야확보가 어려워 한때 헬기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화 진도가 크게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공세적 진화를 통한 성과를 기대했지만 화세가 심한 산악지대는 불이 꺼졌다가 살아나기를 반복해 악전고투 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은 이날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82대와 산불특수진화대·군인·공무원 등 인력 397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를 통해 울진읍과 대흥리, 덕구리, 상당리 등 모두 14개로 나눠진 진화 구역 중 8개 지역은 진화를 거의 마무리했다. 
   
하지만 소광리 일대 3곳과 응봉산 3곳은 아직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응봉산 일대의 주불 진화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응봉산은 울진군과 삼척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999m의 산으로, 산세가 매우 험해 지상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워 현재 헬기로만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야간산불 진화 모습. 산림청 제공

응봉산 불길을 잡지 못하면서 소광리 일대도 계속 위협받고 있다. 응봉산에서 발생한 불씨가 소광리 일대로 계속 날아들면서 곳곳에서 산발적인 산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봉산 주불 잡기에 모든 진화장비를 동원하기도 어려워 당국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응봉산 일대에 진화력을 쏟아 부었다가 자칫 소광리 일대로 번지면 금강송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울진군 서쪽의 금강송면 소광리에 있는 금강송 군락지는 1959년 지정된 국내 유일의 육종보호림으로 수령이 200년 이상 된 금강송 8만 5천여 그루가 1600ha 면적에 분포해 있다.
 
수령 500년이 넘는 보호수 2그루를 비롯해 수령 350년 된 미인송 등 1천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일반적인 경우라면 응봉산의 주불을 먼저 잡고 소광리 산불을 진압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금강송의 가치로 인해 소광리는 절대적으로 지켜야하는 만큼 현재는 소광리 일대의 화세를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는 10일에도 산불진화를 위한 기상여건은 좋을 것으로 전망돼 추가 진압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산림청은 오는 10일에는 서풍 또는 북서풍이 불고 풍속도 초속 3m 정도여서 산불이 소광리보다는 기존의 산불피해지역인 동해바다 방면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울진·삼척 산불영향구역은 1만 9080㏊에 이른다. 또 이재민 371명이 체육센터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고, 주택 292채와 창고 112채 등 모두 455곳의 시설물이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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