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일가족의 모습을 종이 신문 1면에 그대로 실었다.
사망자의 시신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을 게재하지 않는게 주요 언론사들의 관례지만 잔혹한 장면을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날(7일)자 지면 1면에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인근 소도시 이르핀 거리에서 피투성이가 돼 쓰러진 일가족을 살피는 정부군 병사의 모습을 담은 5단 크기의 사진을 실었다.
숨진 가족들은 전날 이르핀 바깥으로 대피하던 중 러시아군의 박격포탄 파편에 맞은 현지 주민들이다. 어머니와 아들, 딸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함께 이동하던 지인도 중상을 입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
해당 사진을 촬영한 뉴욕타임스 기자는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내가 민간인들이 직접 표적이 됐다는 것을 목격한 경우"라면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살상을 부인하는 현 상황에서 "이 사진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사의 클리프 레비 부편집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해당 사진이 실린 이날자 1면이 이번 전쟁과 관련해 제작된 가장 중요한 1면 보도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뉴욕타임스의 이번 결정이 전쟁의 참혹한 현실 전달과 수위 조절 사이에서 고민하는 언론에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