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차기 정부에서 여성가족부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든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여가부 역할론을 강조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여성가족부 정영애 장관으로부터 '여성가족부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보고받고 "이번 대선에서 여성가족부의 명칭이나 기능 개편부터 폐지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어 조심스럽지만,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가족부의 연혁과 성과를 되돌아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가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김대중 정부 때, 여성부로 출발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부 업무를 확대했다는 점을 상기한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는 당초 여가부 폐지를 추진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가족과 보육 업무를 복지부로 다시 이관하고 명칭을 '여성부'로 바꾸며 역할을 크게 축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도 2년 뒤에 복지부에 이관했던 가족과 보육 업무에 더하여 청소년 정책까지 여성부로 이관하며 간판을 다시 '여가부'로 바꾸면서 현재의 틀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는 그 조직 틀을 유지하면서 역할을 조금씩 강화해 왔다"며 "여가부는 지난 20년간 많은 성과를 냈고,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들도 많다. 여가부가 관장하는 여성정책과 가족정책, 청소년정책, 성폭력·가정폭력으로부터의 보호 등의 업무는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시대적 추세이고,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고 역할을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젠더 갈등이 증폭되면서 여가부에 대한 오해도 커졌고, 그렇게 된 데는 여가부 자신의 책임도 적지 않다"며 "여가부가 하는 일, 여가부의 역할에 대해서부터 오해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는 여가부의 역할이나 명칭, 형태 등에 관해 새로운 구상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도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가부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든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와 관련된 논의가 그와 같은 인식 하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라며,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비롯한 포용사회로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며 "각 부처에서도 성평등 관련 우리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