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한 추신수와 김광현이 국내 무대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는 그림을 곧 볼 수 있게 됐다.
SSG 랜더스는 8일 김광현과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SSG는 2년 연속 '토종' 메이저리그 선수를 영입하게 됐다. 1년 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이 끝난 추신수를 전격 영입했고 올해는 김광현의 KBO 리그 유턴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SSG의 창단 첫 시즌에 합류한 추신수는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 21홈런, 84득점, 69타점, 25도루로 건재한 실력을 과시했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김광현과 함께 뛰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김광현에게 같이 뛰고 싶다고 얘기했다. 광현이는 그냥 웃고 말더라. 승부사 기질이 강하고 오면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김광현의 의사가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오퍼를 확인한 뒤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의 오퍼가 중요했다. 하지만 직장폐쇄가 길어지면서 김광현은 오퍼를 받을 수 없었고 결국 3년 만에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게 됐다.
김광현은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에이스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통산 136승 77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2020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도움이 컸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었지만 구단의 허락으로 미국 무대를 밟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김광현의 선택은 합리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최근 메이저리그를 둘러싼 상황은 FA 김광현에게 좋지 않았다. 구단주 측과 선수노조의 단체협약 체결이 불발되면서 지난해부터 직장폐쇄가 시작돼 새로운 소속팀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최근까지 진행된 협상에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2022시즌 정규리그 개막 일정도 연기됐다. 현 시점에서는 2022시즌이 언제 막을 올릴지 알 수 없다.
이때 SSG가 더 과감하게 손을 내밀었다. SSG는 종전 최대 규모인 총액 150억원을 뛰어넘는 계약 조건으로 김광현을 유혹했다.
김광현은 8일 구단을 통해 "미국에 있으면서 구단주님과 SSG가 리그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나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구단에서 최고 대우로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셔서 친정팀 복귀에 대해 오래 고민하지 않고 빠르게 결정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3년 만에 돌아오는 김광현의 기량은 변함없이 KBO 리그 최고 수준이다. 탄탄한 SSG 선발진은 김광현의 합류로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또 와이번스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돌아오는 만큼 팀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추신수와 김광현을 한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