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크라운보다 빛났던 알렉스의 '우크라이나 리본'

우크라이나 리본을 단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 한국배구연맹(KOVO)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31)가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리본을 달고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우리카드는 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도드람 V리그 OK금융그룹과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 대 3(18-25, 25-20, 23-25, 25-21, 8-15)로 졌다.
 
OK금융그룹은 쫓고 쫓기는 승부에서 주포 레오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올 시즌 주로 레프트로 나섰던 레오는 이날 라이트로 출전해 양 팀 최다인 41점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알렉스가 4세트 23 대 21로 앞선 상황에서 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올 시즌 개인 5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후위 공격 18개, 블로킹 4개, 서브 에이스 3개 등 37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알렉스는 이날 비록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승패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보여줬다. 선수들 중 유일하게 왼쪽 가슴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의미를 담은 리본을 달고 코트에 나섰다. 우리카드에 따르면 알렉스의 여자 친구가 리본을 직접 만들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4일 시작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이에 동조한 벨라루스는 국제 사회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스포츠계에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의 물결이 거세다. 국제축구연맹(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은 러시아의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시켰다. 벨라루스도 대표팀과 클럽팀의 모든 홈 경기를 중립 장소에서 치러야 하는 징계를 받았다.
 
국제페럴림픽위원회(IPC)도 두 국가의 2022 베이징 동계페럴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당초 '중립국 선수 자격' 출전을 허용했지만, 다른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져 출전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EPL 20개 클럽의 주장들이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의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장 내 전광판에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배경으로 '축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Football Stands Together)'는 문구가 새겨졌다.
 
국내에서는 K리그 전북 현대의 김보경이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7일 대구FC와 경기에서 득점 후 카메라를 향해 "NO 전쟁, 우크라이나"라고 외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알렉스는 우크라이나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쟁을 반대하고 슬픔을 공유하기 위해 이날 리본을 달았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