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선거 이틀 전인 7일 경기 구리를 시작으로 하남, 안양, 시흥, 안산, 화성, 오산, 평택까지 돌며 유세를 이어갔다. 전날에 이어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하며 부동산 이슈 등 현 정부 실정을 공격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도 강하게 비판했다. 박빙 선거 막판이 되자 원색적인 표현을 자주 동원하는 등 발언의 수위도 세졌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시흥 유세에서 "날아다니는 새도 지(자기) 집이 있다"면서 "고생해서 내 집 하나 번듯하게 내 이름으로 가지고 있어야 가족들한테 아버지로서 내세울 수도 있는데, 집 하나 장만 못 한다면, 살 맛이 나겠나. 일할 맛도 안 난다. 남자든 여자든 결혼할 맛도 안 난다"며 "이게(부동산 문제가) 큰 사회의 병"이라고 말했다.
구리·하남 유세에서도 문재인정부 이후 집값 폭등이 "코로나 전염되듯 전국으로 (퍼졌다)"며 "국민을 이렇게 고통으로 몰아넣은 이유는 단 하나. 민주당의 정치 지형에 유리하게 주택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보 멍충이 짓"이라며 강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도 유세의 주요 소재였다. 그는 경기도 화성 유세에서 "김만배 일당이 가져간 8500억원이 몇 명의 일당이 다 먹기에는 너무 많은 돈 아닌가. 공정한 사법이 이뤄지면 저절로 다 드러나게 돼 있다"고 일갈했다. 하남 유세에서도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겨냥해 "부정부패는 아주 경제 발전의 독약이다. 저는 여기 한국에 있나, 어디 아프리카에 있나 (싶다)"고 말했다. 김포 유세에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제가 만약 검찰총장으로 있었으면 가차없이 다 뒤졌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행정 능력 등을 근거로 '인물론'을 앞세우는 것을 겨냥해 "워낙 부정부패 비리가 많으니까 그렇게 물타기 하는데, 경제라는 건 대통령이 살리는 게 아니다"라고도 주장했다. 특히 화성 유세에서 자신과 이 후보가 능력과 무능력 프레임으로 비교되는 것을 의식한 듯 "머슴이 머리가 좀 나쁘고 뭘 잘 몰라도, 자나 깨나 주인 잘 모실 생각만 하면 잘 모실 수 있다"면서 "머리 좋고 꾀 많은 사람, 경험 많은 사람들이 약은 수를 쓰면 주인 뒤통수 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날에 이어 언론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안산 유세에서 윤 후보는 최근 민주당이 국회에서 코로나19 피해 업종 지원에 대한 예산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저희 당이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 택시 기사 하시는 분들에게 드릴 돈 3조원 보태서 17조원으로 본회의 합의 통과 시켜줬는데, 우리 당이 방해해서 보상을 못 해줬다고 한다. 자기들(민주당)이 친여 매체를 장악하고 있다고 온갖 거짓말로 이런 짓을 한다. 친여 매체 기자로, 언론인으로 입사한 사람들이 이 정권의 이런 하수인 짓 하러 들어온 건가"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윤 후보는 의정부 유세에서 "이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우고 전위대를 세워서 갖은 못된 짓 한다. 그 첨병 중 첨병이 언론노조"라며 "이것(언론노조)도 정치개혁에 앞서 먼저 뜯어고쳐야 된다.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를 일삼고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왔다"고 했었다.
한편 윤 후보는 유세를 통해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과 수도권을 관통하는 GTX 노선 확대를 약속하는 등 경기권 특화 공약을 재차 설명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제주에서 일정을 시작해 부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올라가며 유세전을 펼친다. 마지막 유세는 오후 8시 시청 앞 광장에서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