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회담을 추진하는데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고 국제 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중재를 수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왕이 외교부장은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화상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1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왜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기까지 온데는 여러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복잡한 문제를 풀려면 불난데 기름을 붓는 식으로 갈등을 부채질하기보다 냉정과 이성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충돌 이틀째 되던 날 시진핑 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때 양측이 조속히 화해하기를 원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미 두 차례 (양측 간에) 대화를 나눴으며 곧 열릴 3차협상이 새로운 진전이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적십자사가 가능한 빨리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집단 제재가 중·러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중·러 관계의 발전은 분명한 역사적 논리와 강한 내생적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며 "국제정세가 아무리 험악하다 해도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결의를 견지하고 새 시대에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에 따른 안보 위협에서 찾는 가운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적이 인도·태평양판 NATO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주도의 패권체제가 아세안 중심의 역내 협력 구도를 훼손해 역내 국가의 전체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을 해친다는 것이다.
대만 해협의 충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 간 분쟁이어서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외국을 끼고 독립을 도모하는 것은 퇴로가 없고,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는 것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대만의 민진당 정권과 미국을 향해 동시에 경고장을 날렸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공개 성명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적의가 없다고 한 것에 주목한다"며 "다음 단계가 어디로 갈지는 상당 부분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미국에 공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