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사전투표율' 위험 신호…"본투표율 높여라" 비상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경기 안양 평촌중앙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대구와 부산 등의 사전 투표율이 낮게 나타나자, 본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당은 전남과 전북, 광주가 나란히 사전 투표율 1~3위를 차지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결집한 데 반해 국민의힘 지지층은 아직 결집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투표 독려에 힘을 쏟고 있다.

野 "투표율 올려야 이긴다"…낮은 TK·PK '사전 투표율'에 긴장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7일 유세에서 "우리 모두가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를 해야 한다. 연세 드시고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다 모시고 반드시 투표해달라"라고 본 투표 참여를 강하게 독려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투표율이 곧 국민들의 '정권교체 여론'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 19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 77.2%를 넘어선다면, 민심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승리 가능성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실제 투표율도 80%에 가까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만 국민의힘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 투표의 투표율에는 긴장하고 있다. 자신들의 우세 지역 투표율은 낮았고, 열세 지역의 투표율은 높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의 사전 투표율은 33.9%에 그쳐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부산 역시 34.2%로 하위권이었다. 반면 국민의힘 열세, 더불어민주당 우세로 분류되는 전남(51.4%), 전북(48.6%), 광주(48.3%)가 나란히 투표율 1~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사전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결집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결집한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자 국민의힘은 본 투표율을 올려야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을 내린 것이다. 

또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전 투표율이 높은 것은 전반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고, 민주당 지지자가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 상당히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당 관계자도 "사전 투표는 이재명 지지층이 많이 투표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본 투표에 우리 지지층이 많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관위 '부실 관리'도 막판 변수로 등장…분노 표심 자극?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4일 서울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다만 지난 4.15 총선 당시 일부에서 주장한 '사전투표 부정 선거' 논란으로 일부 보수층이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도 부정 선거에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내부에선 지지층 중 일부가 부정 선거를 의식해 사전 투표가 아닌 본 투표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위기감 속에서도 대선 결과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최종적으로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호남 대비 영남의 인구가 많고, 또 보수적인 영남 유권자들은 아무래도 (사전 투표보다) 본 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들도 "지난 총선과 달리 분노 표심이 느껴진다", "실제 투표율은 80%를 넘을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전 투표에서 불거진 선관위의 '확진자 투표 부실 관리' 사태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본 투표 결집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굳이 득실을 따지자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마음을 자극한 것이라 나쁠 건 없다"라며 "선관위의 대응이 유권자를 분노하게 했고, 또 이렇게 놔두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유권자들에게 주지 않았겠는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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