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의 휘발유값 평균은 1895.85원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새 4% 이상 오른 가격이다.
1월 초 1690원대까지 내려갔던 휘발유 가격은 2월 들어 1800원 선을 넘어서는 등 한 차례도 내리지 않고 연일 상승하고 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지난 5일 처음으로 1800원 선을 넘겼고 이날 1823.68원을 기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가 구체화되면서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은 지연되는 등 공급 불안정성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4월 말 종료할 예정인 유류세 인하(20%)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0% 조치를 3개월 연장해 7월 말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기존 유류세 인하폭을 웃돌 만큼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상승하면서 인하율을 추가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현행 20%인 유류세 인하 폭을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능한 인하율 최대치인) 30%로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적용된 유류세 20% 한시적 인하 조치는 역대 인하폭 중 가장 크다. 여기서 인하 폭이 10%포인트 더 높아지면 탄력세율 기준으로는 휘발유 1리터당 82원, 법정세율 기준으로는 141원 가격이 낮아진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외에도 알뜰주유소 확대나 석유 유통구조 개선 등의 정책도 펴고 있지만 주유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날 서울 구로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가격경쟁에서 유리하다보니 다른 주유소들을 밀어내는 문제가 있다"며 "알뜰주유소로 선정되려면 갖춰야 할 요건이 많은데 영세한 곳은 전환하기가 더 어려워 오히려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간접적인 정책보다는 카드수수료율부터 일시적으로 조정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김정훈 한국석유유통협회 회장은 "주유소 카드수수료율은 명목상 1.5%지만 판매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분까지 주유소가 수수료를 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에 달하는 카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