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플라스틱 '소쿠리' 동원되고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있었던 확진격리자 투표 부실에 대해 관리가 미흡했다며 공식사과했다. 다만 정당 추천 참관인의 참관을 보장해 부정의 소지는 있을 수 없다며 오는 9일 본투표일에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투표에 참여한 확진자들은 긴 대기시간을 견뎌야 했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옮기는 과정에서 택배박스, 비닐봉지는 물론 '소쿠리'라 불리는 플리스틱 바구니가 기준 없이 동원됐다.
일부 현장에서는 기표된 용지가 배부되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때문에 다음 날 국회에서 긴급 행정안전위 회의가 열리는 등 여야를 막론하고 선관위의 투표 관리 부실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여야, 한목소리 선관위 질타…대선 후 '부정 선거·불복' 논란 불씨 남겨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각각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전체적인 책임을 질 인사의 즉각적 거취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지지층을 중심으로 사전투표의 조작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국민의힘은 혹시나 이번 사건이 투표율을 떨어뜨릴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차원에서 부정선거론과 거리를 두며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했다는 점에서 책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경계 중이다. 당장 민경욱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전투표하라고 그렇게 난리를 쳤으면, 그 사전투표가 부정투표로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국힘당(국민의힘)은 일언반구라도 언급하는 게 도리 아닌가"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후보가 직접 유세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중 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시는 보수층을 분열시키기 위한 작전일 수 있다"고 다소 음모론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정권이 바뀌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3월9일에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선관위가 7일 오전 코로나 확진자 본투표 대책을 확정한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 이 후보와 국민의힘 윤 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사전투표 논란은 향후 대선불복이나 부정 선거 논란의 불씨로 남게 됐다.
9일 본투표 이후 대선 당락이 근소한 차이로 갈릴 경우 이 불씨는 재점화될 수 있다. 특히 1,2위 차이가 확진자 숫자를 밑도는 수준으로 나온다면 이번 논란은 대선불복의 충분한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