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화마가 휩쓸고간 강릉시 옥계면 주민들은 또 다시 마주한 재난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2019년 4월 옥계면 남양 1리 일대 산불은 1천33㏊가 불에 타고 이재민 62가구 125명이 발생할 정도로 컸다. 3년전 상흔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400㏊가 넘는 산림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이복녀 옥계면 남양리 부녀회장은 "3년 전에도 산불로 악몽을 격은 동네에서 일부러 불을 내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모두가 불에 타 죽으라는 것이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강수연(50)씨도 "자연발화도 아니고 한 사람의 잘못으로 지금 두 도시가 너무 큰 피해를 입었다. 너무 화가난다. 3년전 동해 망상에서 큰 산불이 났을 때도 도심과 민가까지 불이 번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더욱 더 속상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벌통 220개가 불에 타는 등 양봉농장을 한순간에 잃은 한 농민은 방화범의 방화 동기가 '홧김' 이라는 것을 듣고 울분을 쏟아냈다.
엄모(69)씨는 "고의적인 잘못은 마땅히 처벌 받아야 된다. 개인적인 재산 피해도 많지만, 지금 수천명의 소방대원과 인력이 며칠 동안 뭐하는 짓이냐. 처벌이 강화되어야 된다. 툭하면 담뱃불로 산불이나고 우발적으로 불을 질렀다는데 말이되냐. 수십 수백년동안 만들어진 산을 어떻게 복구시킬것이며 이재민들의 삶은 방화범 한명이 어떻게 보상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어지는 산불로 6일 오전 11시 기준 삼척 656ha, 강릉 1656ha, 동해 169ha 등의 산림 피해가 추산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