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통로' 막은 러시아…아비규환 된 마리우폴

러-우크라, 2차 회담서 민간인 대피 합의
러, 합의 뒤집고 폭격 계속…마리우폴 시장 "시신 거두지도 못해"
마리우폴 시민들은 식수 대신 눈·비 모아

지난 3일 폭격 당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주택가. 연합뉴스
'인도주의 통로(humanitarian corridors)' 마리우폴이 러시아군의 폭격에 생지옥이 됐다.

CNN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장 바딤 보이첸코는 지난 5일(현지시간) 유튜브 인터뷰에서 "생필품과 의약품, 이유식도 시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목표는 우리 도시의 목을 졸라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수도와 전기, 난방, 통신이 끊긴 상태다. 또 민간인 대피를 위한 버스들도 모두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 시민들은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 눈과 비를 받아두고 있다고 한다.

보이첸코 시장은 "지난 5일 동안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8일째가 되자 수백명이 됐고, 이제 우리는 수천명이 숨질 수 있다는 예상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시신 수습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위치한 인구 40만명 규모의 도시로, 러시아군의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크림반도에 주둔한 러시아군과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자들이 마리우폴에서 러시아 정규군에 편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이 시간을 벌기 위해 임시 휴전에 합의했고, 그 시간 동안 병력을 재정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3일 2차 회담에서 남부 마리우폴과 동부 볼노바하에서 각각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는 것에 합의했다.

하지만 회담이 끝난 지 몇 시간 뒤 러시아 당국은 트위터에 "마리우폴과 그 외곽에 폭격을 계속하겠다. 안전상의 이유로 민간인 대피는 연기됐다"고 밝히며 합의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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