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에서도 질타가 쏟아지는 가운데 부실한 선거 준비로 차후 개표 결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투표용지 빼돌리는 것 아니냐"
이날 서울 광진구 구의3동 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은 코로나19 확진자 이혜승(28)씨 부부는 투표용지를 제출한 뒤에도 쉽사리 투표장을 빠져나올 수 없었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직접 넣을 수 없었기 때문. 안내에 따라 기표소 앞에 놓인 봉투에 넣으려 했지만 그 안에는 이미 다른 투표용지가 들어 있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봉투를 다시 받아서 제출했는데 사무원이 그걸 그냥 들고 서 있었다"며 "그래서 물어보니 봉투가 10개씩 모이면 본인이 직접 투표함에 넣는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혹여 제 표를 사무원이 받아서 빼돌리거나 교체할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면서 "이렇게 대선이 끝난다면 그 결과를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표장에는 안내원 2명 외 참관인이 없었고 신분증을 걷을 때도 10명씩 한꺼번에, 얼굴 대조 없이 허술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특정후보 기표된 투표용지가…
이 뿐만이 아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에서는 투표용지를 바구니에, 해운대구에서는 종이상자에 담겠다고 안내하는 사전투표소가 나오면서 유권자 상당수가 크게 반발하며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투표소마다 투표용지를 지퍼백, 쇼핑백, 골판지 상자, 우체국 종이상자 등에 제멋대로 관리했다는 전언도 나온다.
심지어 특정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를 받게 된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인 김은혜 의원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서울 은평구 신사1동 투표소에서 투표봉투 안에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 기표한 기표지가 들어 있었다"며 "확진자인 유권자에게 한 손엔 이재명 기표 용지, 또 한 손엔 빈 투표용지가 쥐어졌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려 세 명이 이같은 일을 겪었다"면서 "대명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코로나 관리 대책으로 준비했던 건데 현장에서 실랑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총체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재방방지 조치해야" "선관위원장 책임지라"
정치권에서는 바로 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도 "국민의 투표권은 어느 상황에 있더라도 보장받아야 한다. 코로나 확진자분들의 투표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선관위가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유권자가 본인의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직접 넣도록 하는 것은 비밀선거를 위해 지켜져야 할 중요한 절차"라며 "본투표 전까지 신속하게 납득할 만한 보완책을 만들 것을 요구하겠다. 선관위원장 이하 선관위원들은 이 사태에 꼭 책임 지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