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8분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오전 2시 40분쯤 망상동으로 번졌다. 이후 오전 5시쯤 해안쪽으로 불던 바람이 내륙으로 방향을 틀면서 만우마을과 부곡, 발한, 동호동 일대 방향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처럼 도심 속 주택가와 묵호항 인근 도로까지 번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주택과 상가 등에 불이 붙고, 삽시간에 엄청난 양의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말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망상동 등 일부 지역에 대피 권고 문자가 발송되면서 도심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까지 몸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는 아파트 및 주택 창문을 닫아달라는 재난문자도 발송됐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산림 피해 면적은 강릉 옥계와 동해를 합쳐 50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물 피해도 잇따라 강릉에서 주택 4채가 소실되고, 동해에서는 유명 펜션 등 묵호 22채, 망상 22채 등 총 64채의 건물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연기가 너무 심해 정확한 파악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500여 명의 주민들은 망상 컨벤션센터와 국민체육센터 등에 긴급 대피한 상태다.
주택과 펜션, 상가 등 곳곳에서 건물이 불에 타자 주민들은 양동이와 바가지 등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지만 화마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정오를 기해 서울 청량리와 동해를 오가는 KTX의 출발·도착역을 동해역에서 강릉역으로 변경했다.또 동해와 강릉을 오가는 셔틀 무궁화 열차도 운행을 중단해 동해와 강릉간 철도 운행이 모두 끊겼다.
한편 이날 새벽 강릉시 옥계면에서 산불을 낸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은 주민들에게 무시당했다는 이유 등으로 방화를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산림 당국은 동해시에 헬기 5대와 인력 160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부족한 장비와 인력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