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무시해 불냈다" 강릉 옥계산불 용의자 범행 시인(종합)

강릉 옥계 산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주택 방화 현장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영래 기자
5일 새벽 강원 강릉시 옥계면에서 산불을 낸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이 주민들에게 무시당했다는 이유 등으로 방화를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경찰서는 이날 새벽 3시쯤 산불이 발생한 옥계면 남양리 마을에서 A씨(60대)를 방화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도 있었고 현장에서 붙잡은 A씨가 방화를 시인했다"며 "자세한 경위는 추가 조사를 진행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체포 당시 A씨에게서 헬멧과 토치, 손도끼, 부탄가스, 손전등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 조사가 이뤄지면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나오겠지만 A씨는 "그동안 주민들이 나를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방화를 시인했다. 이 외에도 여러 이유를 들며 자신이 범행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옥계면 산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주택방화 현장. 전영래 기자
A씨가 현행범으로 붙잡힌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A씨가 평소 이상행동을 보였고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A씨가 당시 한 손에 토치를 들고 왔다갔다 하면서 불을 지르는 것을 보고 인근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해 붙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혹시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A씨가 범인이었다. 평소에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A씨가 집과 관련해 금전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주택 등에 토치 등으로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그동안 정신병력이 있었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8분쯤 강원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이 나자 산림당국과 소방당국 등이 진화에 나섰지만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신간에 번졌다. 날이 밝으면서 산림당국은 가용한 헬기와 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인접 지역인 동해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옥계와 동해지역에서는 현재 주택 8채와 창고 1동이 불에 탔으며 산림피해는 250ha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확산하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A씨의 어머니(80대)는 이날 새벽 보행 보조기를 끌고 경로당으로 대피하던 중 넘어져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