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 프로배구의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처럼 프로당구(PBA)에도 '어우쿠'라는 말이 생겨날 것 같다. '세계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이 PBA 역사를 또 새롭게 썼다.
쿠드롱은 5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끝난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임권의 돌풍을 잠재웠다. 풀 세트 접전 끝에 4 대 3(13:15, 14:15, 15:0, 15:8, 8:15, 15:13, 11:4) 대역전승을 거뒀다.
PBA 최초의 3회 연속 우승이다. 쿠드롱은 올 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과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정상에 올랐다.
또 역시 최초로 통산 5회 우승의 대업을 이뤘다. 쿠드롱은 이미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최초의 3회 우승과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최초의 4회 우승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쥔 쿠드롱은 통산 누적 상금에서도 최초로 5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시즌 왕중왕전 우승 상금 3억 원을 놓쳤어도 통산 상금 1위(5억5800만 원)를 질주하고 있다.
김임권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 첫 결승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최강 쿠드롱에 막혔다. 그러나 쿠드롱을 풀 세트까지 몰아붙이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또 준우승 상금 3400만 원을 얻으며 종전 32위였던 상금 순위를 8위까지 올려 왕중왕전인 'PBA 월드챔피언십' 출전권을 확실하게 거머쥐었다.
결승은 예상 외의 접전이었다. 김임권이 1, 2세트를 따내며 대이변을 일으키는 듯했다. 특히 2세트 쿠드롱이 연속 6점을 올리며 추격했지만 김임권이 15 대 13으로 따냈다.
쿠드롱도 3, 4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김임권이 5세트를 불과 4이닝 만에 15 대 8로 따내며 3 대 2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쿠드롱은 쿠드롱이었다. 벼랑에 몰린 6세트를 16이닝 만에 역시 15 대 13으로 이기며 승부를 마지막 7세트까지 몰고갔다. 김임권으로서는 첫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내준 6세트.
기세가 오른 쿠드롱은 5세트 4 대 4에서 6이닝 1점을 낸 뒤 7이닝째 대폭발했다. 6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며 PBA 새 역사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쿠드롱은 "이번 결승전은 특별히 더 어려워서 많이 힘들었다"면서 "0 대 2로 지고 있을 때 스타일을 바꿔서 더 빠르게 치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템포를 되찾아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임권이 좋은 성적으로 올라와서 걱정했지만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승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