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장악한 '유럽 최대규모' 우크라 원전…"긴장상태"[영상]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규모의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원전을 둘러싼 긴장 상태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그로시 총장은 "원전 내 6기의 원자로는 피해를 보지 않았으며 방사성 물질 유출은 없었다"면서 "하지만 상황은 몹시 긴장돼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러시아군이 점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포리자 원전 운영사인 우크라이나 '국립원자력생산회사'(에네르고아톰) 사장 페트로 코틴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원전 구역으로 침입해 원전 가동 인력과 시설들을 장악했다"며 "직원들이 침략자(러시아군인)들의 총구 위협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원전 내 6기의 원자로는 모두 핵연료를 내장하고 있다"면서 "만일 원전 시설이 포격으로 피해를 보면 이는 핵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주차장에서 붉은 섬광이 목격된다. 유튜브 캡처.
앞서 이날 새벽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 원전 단지에서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5층짜리 교육훈련용 부속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불길은 잡혔고 인명피해도 없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군이 원전 단지를 점거했다는 보도들이 뒤따랐고, 자포리자주 군 당국도 성명을 통해 단지 상황을 밝혔다.

자포리자주 군 당국은 "(원전) 행정동과 출입 검문소가 점령자들(러시아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원전 직원들은 원전 시설의 안정적인 가동을 유지하면서 근무를 계속하고 있고, 원전의 방사능 수준은 정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가 먼저 공격을 가하며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그룹의 소행"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방사능 오염 지역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난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원전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원자력발전소 중 하나다.

구 소련 시절인 1984년부터 1995년 사이에 건설됐으며 총 발전량은 4백만 이상의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5.7기가와트(GW)로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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