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재벌 초호화 요트는 어디에?…압류 나선 美와 EU

미국과 EU, 러시아 초호화 요트 압류 시작
푸틴 소유 요트 이미 러시아 영해로 이동
백악관, 제재 명단에 66명 추가

요트 '딜바(Dilbar)'. 연합뉴스
대러 제재를 본격화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신흥재벌 '올리가리히(oligarch)'의 초호화 요트 압류에 나섰다. 하지만 신흥재벌 소유라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또 어디에 정박해 있는지 특정하는 것도 만만찮다.

7천억대 요트 압류했지만…러 재벌들 "내 것 아니다"며 반발

CNN은 전 세계 선박의 위치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마린 트래픽(MarineTraffic)'을 통해 올리가리히 소유로 알려진 초호화 요트 15개의 위치를 특정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FC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소유로 알려진 '솔라리스'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의 또다른 초호화요트인 '이클립스(Eclipse)'와 모나코FC의 구단주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가 소유한 '아나(Anna)'는 캐러비안해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올리가리히의 초호화 요트 상당수가 남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에 인접한 지중해나 몰디브, 인도양, 캐리비안해에 주로 정박해 있다고 전했다.

초호화 요트 압류 조치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철강왕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요트 '딜바(Dilbar)'를 독일에서 압류했다. '딜바'의 가격은 6억 달러(7260억 원)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에 압류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회장과 관련된 요트. 연합뉴스
프랑스 정부는 전직 러시아 연방전부 부총리이자 현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트네프트의 CEO 이고르 세친의 소유로 알려진 '아모레 베로(Amore Vero)'를 자국 항구도시 라시오타에서 지난 2일 압류했다. 해당 요트의 관리회사는 세친이 소유주가 아니라며 프랑스 정부의 압류 조치에 반발했다.

프랑스 정부는 "세친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아모레 베로'의 소유주"라고 밝혔다. 각국 법원이 이들 요트의 소유자를 올리가리히가 아닌 페이퍼컴퍼니 등 제3자로 볼 경우 압류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올리가리히의 초호화 요트를  압류한다고 해도 이들의 자산은 지인이나 페이퍼 컴퍼니의 이름으로 돼 있는 만큼 법적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압류 조치를 피하기 위해 초호화 요트를 러시아로 이동시키는 경우도 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자신이 소유한 호화 요트를 발트해 유역의 러시아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 항구에 정박시켜놨다고 CBS방송이 위성업체의 사진을 입수해 보도했다.

다만 이같은 압류 조치가 계속될 경우 올리가리히에 대한 푸틴의 영향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이들 올리가리히는 독일 함부르크 등 유럽의 주요 항구에서 쫓겨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 러 재벌 등 66명 추가 제재…러 신용등급 계속 추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바이든 정부는 지난 3일 올리가리히 19명과 그들의 가족 및 측근 47명에 대해 비자 제한 및 자산 동결을 단행하는 등 제재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알리세르 우스마노프, 유도 연습상대 아르카디 로텐베르그 등이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송유관 업체 트란스네프트 CEO 니콜라이 토카레프와 푸틴 대통령의 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동료였던 세르게이 케메조프도 제재를 피하지 못했다.

백악관은 "이들은 러시아 국민들을 희생시키면서 부를 쌓았고 일부는 자신의 가족들을 고위직으로 끌어 올렸다"며 "러시아의 가장 큰 기업의 꼭대기에 앉아 있는 이들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가 연일 이뤄지면서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일 기준으로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8단계 하향 조정했다. CCC-는 국가부도인 D등급보다 두 단계 높은 등급이다.

S&P는 이같은 조정에 대해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신용기관인 무디스와 피치도 러시아의 국채 신용 등급을 각각 B와 B3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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