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소속인 은파는 예장 통합교단이 헌법에 세습을 불법으로 규정함에 따라 교단 탈퇴를 위한 교회 차원의 공동의회 예고도 불사했다.
은파는 2월 27일 주보(週報)에서 "교회를 보호하고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3월 6일 공동의회를 열어 교단 탈퇴와 원로목사 추대, 교회 정관 개정을 안건으로 한다"며 "교회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해달라"고 밝혔다.
은파 교인들은 지난해 12월 공동의회를 열어 담임목사 아들을 후임목사로 청빙하도록 결의했다.
은파의 이같은 세습 방침은 교계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교회개혁 평신도행동연대'와 '명성교회 평신도연합회' '전남동부 기독교교회협의회(전동NCC)' '광주NCC' 등이 6일 은파 앞에서 교회세습 철회를 위한 집회를 하기 위해 경찰 신고도 마쳤다.
은파 세습을 비판하는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행동연대는 "은파사태의 근본적 책임이 통합총회에 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묵인하고 옹호하는 조치와 결의들로 인해 총회의 법치질서가 허물어진 까닭"이라며 " 은파 성도들이 공동의회에서 이뤄질 교단 탈퇴 안건에 대해 거부하길 바라고 예장통합 총회가 적극적으로 지도력을 발휘해 은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 동부지법 제14민사부는 지난 1월 26일, 명성교회를 피고로 하는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 판결문에서 "김하나에게 예장 서울 동남노회 소속 피고 명성교회의 위임목사 및 당회장으로서 지위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며 김삼환 목사 부자 세습을 인정하지 않았다.
'여수 은파교회의 불법세습과 교단탈퇴를 반대하는 여수노회 목회자 일동'도 "은파가 공익을 위하거나 복음의 가치를 위해 교단을 탈퇴하려는 것이 아니며 교단 탈퇴 이유로 교회의 안정을 내세우지만 이는 부자간 세습을 위한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며 "성도들이 공동의회에 반드시 참석해 교단 탈퇴의 부당성을 지적해 달라"고 6일 성명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1인 시위에는 부당해직에 따른 복직을 호소하고 있는 이무성 전 광주대학교 교수와 정병진 여수 솔샘교회 목사 등이 나섰다.
전남동부 NCC는 지난달 17일 은파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어 여수 열린교회 정한수 목사와 고흥 세곡교회 김종옥 목사 등이 변칙적 세습 결정을 당장 철회하고 세습 시도에 대해 공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여수노회에 "예장 통합 총회 헌법을 어긴 은파 결정 철회를 바란다"는 일부 노회원들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이와 관련해 고만호 목사와 세습 당사자인 고요셉 목사·은파 장로 등에게 세습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고 목사는 "자격도 실력도 없고 아무런 준비도 안돼 있는 데 왕의 아들이라고 갖다 앉히느냐"며 "지금 교회가 그렇게 어벙하고 허술한 시대는 아니고 성령 안에서 다 되어진 일이고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하고 검증됐다고 생각하며 교회에 기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냐, 기도해서 하나님 뜻 안에서 다 이룬 것"이라며 부자 세습을 부인했다.
더 나아가 "많은 사람이 저에게 참 잘된 일이라고 축하전화를 한다"며 "교인 아닌 사람들이 언론에 제보하고 옛날에 다 지나간 일들인 데, 그런 것 때문에 내가 눈 하나 까닥하지도 않고 무너질 것도 아니다"고 전했다.
고 목사는 "하나님께서 이런 모든 시련을 통과하게 하시고 더 새로운 축복의 문을 열어주실 줄로 믿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