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여야 정치권은 야권 단일화와 대장동 특검 등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오죽하면 단일화가 아니라 전국민의 손가락을 자르게 하는 단지화(斷指化)라 한다"며 전날 단행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안 후보도 완주 의사를 수차례 밝혔고, 일주일 전에는 '자격 없는 이를 대통령으로 뽑으면 1년 안에 손가락 자르고 싶을 것'이라고 윤 후보를 비판하다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철수 쇼'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안 후보가 주장한 다당제, 제3지대론도 허구였음이 드러났다"며 "공동정부란 말을 쓰지 말던가, 합당하면 그게 공동정부인가 1당 정부지"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전날 당론으로 발의한 대장동 의혹 특검 수사요구안에 대해서는 "특검을 해서 대장동 의혹은 '윤석열 게이트'란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며 "야당도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특검 통과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실제로 외형은 합당이라든가 공동정부, 이렇게 지분을 나눈 것 같지만 사실은 안철수 후보의 정치생명을 놓고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혜 의혹을 민주당이 적반하장 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특별검사를 이재명 측에서 지정해 수사하자는, 가짜 특검을 하자며 쇼를 벌였다"며 "도둑이 도둑 잡을 수사관을 선정하겠다는 게 말이 되나. 웃지 못할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형식도 가짜 특검이지만 내용을 보면 기가 막힌다"며 "대장동 사업설계자이자 결재권자인 '이재명' 이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윤 후보 이름만 여러 차례 언급하며 '윤석열 특검'만 하자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장동 비리 사업을 설계하고, 사업을 허가한 몸통은 아무 죄가 없고 은행 대출제도가 있어 대장동 게이트가 발생했다고 우기는 식"이라며 "자동차 만들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우기는 것과 하등 다를 게 없다. 세상 참 요지경"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후보의 선거공보물 '검사 사칭' 전과기록과 관련해서도 공세를 취했다.
중앙선관위가 해당 선거공보물을 허위사실의 게재로 볼 수 없다고 결정한 데 대해 김 원내대표는 "선관위가 스스로 법과 양심, 정의와 공정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이 후보의 검사 사칭 당시 동석했던 방송사 PD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압박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