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AP·로이터 통신과 CNN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맨친 상원의원(민주)과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공화) 등 양당 의원 18명은 이날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으로 발생하는 공급 부족은 북미와 다른 지역에서 생산량을 늘리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프트 퇴출 등 미국의 대러 제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층 더 거세진 상황이다. 이에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제재 목소리를 낸 것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도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에 즉각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수입 금지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러시아산 석유를 금지하자"고 강조했다. 딕 더빈 민주당 원내대표도 자당 의원들을 향해 러시아산 석유 금지 대열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백악관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제재 방안을 고려한다면서도 이미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석유 금지 조치는) 전세계 에너지 공급을 축소시켜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상승시킬 뿐 전략적 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