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선발전 우승인데 억울했죠" 中 항저우 벼르는 4인

'지난해 억울함 풀자' 2022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지난해에 이어 태극 마크를 달게 된 음성군청 박환(왼쪽), 이요한. 순창=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2022 소프트테니스(정구) 국가대표 선발전이 진행 중인 3일 전북 순창 공설운동장.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과 11월 아시아선수권대회 태극 마크를 달기 위해 열전이 펼쳐지고 있다.

일단 아시안게임 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에 나설 4명씩이 확정됐다. 가장 먼저 김진웅-김태민(이상 수원시청)과 고은지-이수진(이상 옥천군청)가 지난 1일 남녀 1위를 차지했고, 3일 박환-이요한(이상 음성군청)과 문혜경-백설(이상 NH농협은행)이 추가로 합류했다.

남녀 1명씩 남은 자리는 오는 8일까지 펼쳐질 단식 경기를 통해 결정된다. 이후 순위에 따라 남녀 상비군 5명씩이 추가로 결정되는데 이들은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이 확정된 총 8명 모두 의지가 강할 테지만 특히 아시안게임에 대한 굳은 다짐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박환, 이요한과 고은지, 이수진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선발전 우승을 차지하며 태극 마크를 달았던 선수들. 그러나 코로나19로 예정된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취소되면서 국가를 대표해 국제 대회에 나설 기회를 잃었다.

특히 박환은 34살 생애 첫 국가대표로 선발돼 3살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아시아선수권이 허무하게 취소됐다. 박환은 "고생해서 선발전 우승을 했는데 너무 억울했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하지만 올해 다시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더군다나 아시아선수권보다 더 큰 무대인 아시안게임 출전이 확정됐다. 박환은 "이제 딸이 4살이 됐는데 아시안게임 중계에서 아빠를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요한도 뜻깊은 발탁이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출전을 하게 된 것.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대구가톨릭대 재학 중이던 이요한은 남자 단식 금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작년 선발전 1위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는 이요한은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이 없는 만큼 6살 아들을 위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선발전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옥천군청 이수진(왼쪽), 고은지. 순창=협회


고은지, 이수진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지난해 선발전에서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지만 역시 국제 대회 출전이 없었다.

그나마 박환, 이요한은 지난해 11월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성격의 2021 킹스컵 월드 투어라도 출전했다. 고은지와 이수진은 "선발전 1위를 했는데 아시아선수권이 취소돼 아쉬웠다"고 입맛을 다셨다.

특히 21살 떠오르는 실업 4년차 이수진은 국제 대회 경험이 전무하다. 이수진은 "실업에 와서 국제 대회는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된다"면서도 "금메달을 목표로 지금처럼만 내 실력을 보여주자는 생각"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6살 언니 고은지에게도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2019년 타이저우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동메달 등 국제 대회 경험이 있지만 그동안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고은지는 "예전에는 대표팀 막내였지만 이제는 중간이나 고참"이라면서 "안 될 때는 수진이와 얘기로 풀어가면서 라이벌 일본을 넘겠다"고 다짐했다. 이수진도 "후위인 내가 길게 스트로크를 하면 언니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경기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하고도 태극 마크를 품고 국제 대회 나서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기에 더욱 올해 아시안게임을 벼르고 있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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