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원인 A씨는 한 달 전 5·18부상자회 사무실에서 한 간부로부터 선물을 전달받고 깜짝 놀랐다.
선물에는 5·18부상자회와 함께 이단 신천지의 이름과 로고가 적힌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기 때문이다.
신천지 베드로지파 소속 자원봉사단 광주지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5·18부상자회에 김 50세트를 기부한 것이다.
일부 회원들은 간부들에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신천지로부터 물품을 기부받은 행위를 항의했다.
5·18부상자회 한 회원은 "대학생 포교 활동을 비롯해 문제가 많은 곳인데 어떻게 신천지로부터 물품을 기부받았는지 모르겠다"며 "SNS 내부게시판에는 이를 항의하는 글들이 이어졌었다"고 말했다.
신천지자원봉사단은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5월 단체인 5·18 구속부상자회에도 마스크와 소독제 등이 포함된 방역물품 50세트를 기부했다.
5·18구속부상자회 일부 간부들은 선물을 앞에 두고 신천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코로나 초기에 방역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신천지가 조용한 포교를 벌여왔지만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광주에서 5·18이 갖는 상징성을 이용해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광주이단상담소 임웅기 소장은 "신천지가 입지를 넓히기 위해 5·18 단체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신천지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시점부터 봉사단체를 앞세워 선물을 주거나 행사를 진행해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 측은 "포교가 아닌 순수한 목적에서 이뤄진 기부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