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F-5E 전투기 추락사고는 연료도관에 "머리카락보다 작은 구명 2개를 통한 연료 누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료 누설로 전투기 이륙 54초 만에 엔진에 불이 붙은 뒤 결국 야산에 추락한 것이다.
당시 조종사 고 심정인 소령은 화재 뒤 비상탈출을 시도하다 바로 앞이 민가지역임을 발견하고 비상탈출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지난 1월 11일 경기도 화성 야산에 추락한 F-5E의 사고 잔해를 조사한 결과 "우측 엔진의 연료도관에 머리카락 보다 작은 구멍 2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공군은 이 구멍을 노후화에 따른 부식 현상으로 추정했다.
2개의 구명에서 누출된 연료에 불이 붙어 전투기의 상하기동 기능과 관련된 수평꼬리날개 케이블 부근까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상하기동 조종이 되지않으면서 결국 이륙 2분 24초 만에 야산에 추락했다는 것이다.
연료가 누출된 연료도관은 4년 전 교체한 부품으로, 교체 이후 사고 직전까지 별도의 정비는 이뤄지지 않았다. 부품 정비 매뉴얼에 따르면 600시간을 채워야 부품 정비를 하는데 해당 전투기는 508시간에 그쳐 정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은 "F-5E 연료도관 구멍으로 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전까지는 이런 사고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점검 방법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는 추락 당시 민가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조종사 고 심정민 소령의 노력도 확인됐다.
공군은 심 소령이 당시 기체 결함을 인지한 뒤 수원 방향으로 선회해 비상탈출을 의미하는 '이젝션'(Ejection·탈출)을 두 번 외쳤으나, 이후 정면에 있는 민가지역을 발견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비상탈출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소령은 "항공기의 상하기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수평 기동만 가능한 상태에서 조종간을 잡고 끝까지 노력해 수원기지 남서쪽 약 6km 지점의 야산에 추락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