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공식 선언 이후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재외국민 투표'가 화두에 올랐다. "투표를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한 재외국민들을 우롱하냐"는 비판과 함께, 재외국민 투표 이후 후보자 사퇴를 제한하는 '안철수법' 제정 요구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재외국민 투표 종료 이후 후보 사퇴를 제한하는 '안철수법' 제정해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나섰다"며 "이미 지난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재외투표소 투표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상황대로라면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유권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동 사표 처리가 되어 버린다"고 비판했다.
또 "재외투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모두 아시겠지만, (투표를 하러 가는 게) 쉽지 않다"며 "대사관과 거리가 먼 곳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버스나 기차는 기본이고 몇백만 원 들여 비행기까지 타고 투표장에 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재외국민의 해외 투표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그만큼 투표가 유권자에게 있어서, 우리 민주주의에 있어서 얼마나 큰 가치인지 아니까 그 먼 걸음도 감수하고 내 표를 던지러 기꺼이 나서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의 이런 진심을 두 후보는 무참히 짓밟았다. 투표까지 마쳤는데 단일화, 이건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대한민국 선거판에 대한 우롱"이라며 "투표를 다 끝낸 이후 후보 사퇴로 인한 강제 무효표 처리는 그 표를 던진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재외국민 투표자들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겠냐"며 "재외국민 투표자들의 진정한 투표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후보 사퇴 기한을 재외국민 투표자 투표 이전으로 제한하는 '안철수법'을 제정해달라"고 제안했다.
해당 청원은 오후 3시 30분 기준 3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의 딸 설희씨가 공개했던 '재외투표 독려메시지' 영상도 비공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3일 안 후보가 선거 홍보를 위해 만든 온라인 플랫폼 '안플릭스'와 안 후보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안철수 딸 안설희 재외투표 독려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설희씨는 "2월 23일부터 대한민국 재외투표가 시작될 예정이다. 다들 어느 후보 뽑을지 결정하셨나"라며 "만약 아직 고민되신다면 저희 아버지 안철수 후보, 기호 4번을 강력히 추천드린다"고 독려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단일화 선언 이후 모두 '비공개' 처리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딸도 (단일화 사실을) 몰랐을 것", "안철수 찍으려고 투표장까지 수 시간 투자한 재외국민들은 뭐가 되냐", "딸도 재외국민 투표했을 텐데…", "투표장 가려면 장시간 운전한다던데 진짜 너무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