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 주요 인사들이 뒤늦게 3·9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며 관심이 쏠린다. 야권 내부 4·15 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과 충돌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그동안 언급을 자제했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세가 커지면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러분의 소중한 투표권이 코로나로 인해 자칫 방해받지 않도록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 달라"며 "저 윤석열도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모든 공명선거 조직을 가동해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철저히 감시하겠다"며 "민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대한 사전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간절한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압도적 승리로 이어지고, 안정된 국정운영의 동력이 돼야 한다"며 "여당은 열세를 만회하려 열성 지지층을 사전투표장에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조직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투표에 대해 염려하는 국민들이 계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이미 당 차원에서 충분한 대책을 세워놓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투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완하기 위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4~5일 사전투표가 예정된 가운에 야권 내부에선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총선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부터 줄곧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SNS에서 "반드시 3월 9일 당일투표만 해야 한다"며 "사전투표를 하면 내 표를 부정선거의 재료로 내어주는 꼴이 된다"고 사전투표 독려 운동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윤 후보를 비롯한 선대본부가 선거 막판에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것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대본부 소속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원래 사전투표 캠페인을 하려면 오래 전부터 해왔어야 하는데 늦은 감이 있다"며 "지난달 초만 해도 선거 유세 도중에 사전투표 독려를 했다가는 부정투표를 주장하는 이들과 충돌할 우려가 있어서 굳이 겉으로 꺼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사전투표 독려를 계획했지만 선거 전략상 야권 내부 반대론자들과의 충돌로 인한 이슈 소모 등을 우려해 뒤늦게 전개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선대본부 관계자는 "여전히 보수층 일부에선 사전투표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꽤 있다"며 "부정투표라기보다는 선거관리 부실의 문제가 총선에서 소수 발생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법 개정을 통해 부실 관리의 확률도 많이 낮아졌다는 점을 지지층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