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는 2일 오후 3시 3시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보고대회를 열고 파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파업 사태로 발생한 국민, 소상공인 및 택배종사자의 피해가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즉시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한다"고 말했다.
노조와 대리점연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화를 재개하고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노조와 대리점협회 측은 지난달 23일부터 수차례 물밑 대화에 나섰지만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와 당일배송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달 25일 대화가 중단됐다.
노조 측은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 기존 계약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택배노조 조합원은 개별 대리점과 기존 계약의 잔여기간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복귀하며, 모든 조합원은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하고 합법적 대체 배송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합의 내용을 밝혔다.
이와 함께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도 취하하기로 했다.
택배노조는 "개별 대리점에서 이번 사태로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이 진행되지 않도록 협조하며 향후 노사 상생과 택배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공동 노력한다"고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사회적 합의 불이행을 인정하지 않던 CJ대한통운이 우리 택배기사들에게 보낸 문자에 업계 최고의 복지를 약속했다.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우리 승리"라며 "여러분의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했다"고 말했다.
아사단식 6일째 병원에 이송된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CJ대한통운 본사 앞에 환자복을 입고 나타나 "내일 찬반 투표는 해야 하지만 어둠의 터널의 막바지에 와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조합을 말살시키려는 책동을 2천 명도 채 안 되는 조합원들이 막아내고 투쟁을 승리로 만들었다고 역사는 그렇게 기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배노조는 오는 3일 지회별 보고대회에 참석해 오후 1시까지 합의문을 놓고 현장 투표를 진행한다. 5일까지 표준계약서를 작성한 후 현장에 복귀, 7일부터 업무를 재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타 택배사 노조원 동조 파업부터 아사단식까지 강경 카드를 모두 꺼내 들었지만 원청인 CJ대한통운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 10일부터는 사측과 대화를 요구하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다 19일 만에 농성을 해제했다.
노조의 이같은 입장 변화에는 파업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대리점연합회의 무관용 원칙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대리점협회가 계약 해지 등 강력한 서비스 안정화 조치를 시사한 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파업 타결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통운은 "신속한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만 이번 파업 중 발생한 불법점거 및 폭력행위는 결코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회사는 고객의 소중한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