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 속 '개학'…학부모 '걱정' 학생들 '그래도 설레요'

발열 체크 2번에 손 소독, 자가검사까지 '방역 등교'
학부모들 "어린아이들 확산 이어질까 걱정"
학생들은 설렘 반, 긴장 반…"친구 만나서 신나"
2주간 등교 탄력적으로 가능

2일 서울 태랑초등학교 개학을 맞아 등교하는 학생과 학부모. 허지원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2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2일, 전국 유치원·초·중·고등학교가 일제히 개학했다. 학교는 오는 11일까지 2주간 자율적으로 등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이날은 개학일이기에 대부분의 학교가 등교 수업을 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 앞은 마스크를 쓴 초등학생과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학교 측은 3·4·5·6학년은 오전 8시 40분까지, 1·2학년은 오전 8시 50분까지 시차를 두고 등교하도록 했다. 학교 건물에 도착한 학생들은 현관과 교실에서 두 번 발열을 확인하고, 손 소독을 하는 등 방역에 신경을 썼다.

오미크론 폭증세가 이어짐에 따라 학부모들은 혹시나 학교에 코로나19가 전파되진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자녀들에게 미리 집에서 자가 검사를 하게 하고, 함께 가는 등굣길에는 손을 꼭 잡으며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오미크로 변이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한 2일 서울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2학년 딸을 학교에 데려다준 유미희(37)씨는 "집에서 자가 검사를 해 '음성'이 뜬 것을 확인하고 자가진단 앱도 하고 등교했다"며 "(아이가) 검사하는 걸 많이 싫어하긴 하는데 생활이 되다 보니까 처음보다는 자연스러워지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등교하기 전부터 안내 사항을 받았을 때 교직원이나 학생들 사이에 확진자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마음이 가볍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4학년 아들을 둔 정송조(42)씨는 "학교에서 정부 방역수칙에 따라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나눠주니까 그 키트로 검사하고 등교하고 여러 방역 수칙을 잘 따라 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다"며 "아이들이 이렇게 다 등교하면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고 하더라도 어린아이들에게 확산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학부모 최모(37)씨 역시 "요즘에 주변에서도 자꾸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연락이 와서 방역이 제일 신경 쓰인다"며 "작년에 전학을 왔는데 이전 학교에서는 교실에서 밥을 먹었지만 이제 전교생이 다 같이 급식실을 이용하는 부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2학년 아들을 학교 현관 앞까지 바래다준 윤모(41)씨는 "마스크를 벗고 급식을 먹는 점이 걱정된다"며 "(신속 항원검사는) 애들이 아프니까 안 좋아하지만 해야 하는 거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로 변이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한 2일 서울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편 학생들은 대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보다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반응을 보였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A양은 오전 11시 입학식을 앞두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사해야 해서 떨린다"고 말했다.

2학년에 올라간 B군은 개학 소감에 대해 "처음 머리에 파마해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걱정은 안 되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며 "친구 만나는 게 신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정상 등교를 원칙으로 했지만, 앞으로 2주간 각 학교장 재량으로 정상 등교나 단축 수업, 원격수업 등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새 학기 유·초·중·고 학생에게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주 2회 제공해 등교 전 검사하고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에 기록하도록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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