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임신부 구급차 출산에 정부 "음압병상 없어도 분만 협조를"

"일반병원서 확진자 분만 시 신생아 관리·적극적 보상방안 마련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26곳 추가지정…"오늘부터 대면진료"
'격리해제 소아' 진료거부=의료법 위반…"의협 등과 지속 협의"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정부가 '관리 사각지대'로 꼽혀온 임신부 확진자가 분만할 경우 해당 병원에 대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들이 음압병상을 찾지 못해 보건소나 구급차에서 출산을 한 사례들이 전국적으로 보고된 바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확진된 임산부와 일반 임산부를 구분하여 확진 산모에 특화된 분만 인프라를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이 넘어가는 위기상황에서 분만을 앞둔 산모 누구나 확진될 수 있다. 확진된 임산부가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음압병상이 없더라도 분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일선의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종민 기자
정부는 음압 격리병상이 없는 일반 병원에서 확진자의 출산이 이뤄질 경우 신생아 관리 등 후속조치와 적극적인 비용 보상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또 병원 내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을 놓고 "분만과 관련된 의료진들도 의료기관의 업무연속성 계획(BCP·Business Continuity Plan) 지침에 따라 응급분만 상황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감염 취약층인 '소아 확진자'의 대면진료 인프라 확충에도 나섰다. 최근 확진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백신접종 대상이 아닌 12세 미만 소아들의 확진비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재택치료 시스템이 60세 이상 고령층 등 집중관리군 위주로 재편되면서, 성인에 비해 자신의 증상을 인지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소아 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돌이 채 안 된 영아가 코로나19 확진 이후 숨지는 사례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중수본은 소아 환자가 적시에 대면 진료 및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코로나19 소아 특화 거점전담병원 26곳을 신규 지정했다. 일부 병원들은 이날부터 실제 진료에 들어간다.
 

정부는 대한아동병원협회와 논의를 통해 이미 '호흡기 전담 클리닉'으로 운영 중인 아동병원을 중심으로 전담병원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철저한 동선 분리로 비(非)코로나 소아 환자 또한 안전한 진료가 가능하단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소아 확진자 전용으로 확보된 병상은 총 1442개다. 정부는 병상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해당병원 명단을 각 시·도, 보건소 및 병상배정반과 공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제공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592병상(9곳)이 마련돼 전체 대비 4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호남권(335병상·7곳)과 경남권(303병상·6곳)이 뒤를 이었고, 충청권은 152병상(3곳)·경북권은 60병상(1곳)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강원 지역과 제주도는 거점병원이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이같은 지역별 편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전담병원을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저희가 협의한 결과로는 오늘부터 소아 코로나 환자 대면진료가 가능하다"며 "다만 병원 사정에 따라서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진료가 가능한 날짜와 의료기관 현황은 보건소와 안내센터, 병상배정반에 함께 공유해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에서는 주말에도 소아 확진자들의 대면 진료와 입원치료가 가능해 소아 확진자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일부 병원에서 격리해제된 소아들이나 의심환자에 대한 진료를 꺼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관련 단체와 협조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엄연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손 반장은 "격리해제된 환자에 대한 진료조건으로 (PCR) 음성확인서를 요구하고, 혹은 이것이 없다고 진료를 하지 않는 것은 진료 거부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의료계와 협의하고, 의료 현장에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을 대한의사협회나 관련 의료단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앞으로 일선 동네 병·의원에서 적극적으로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는 방향성에 서로 동의하고 있다"며 "동네 병·의원에서의 진료들이 활성화됨에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도 상당히 빠르게 없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반장은 일부 학교에서 1주일의 격리기간이 지난 학생·직원에게 음성확인서나 추가격리를 요구하는 상황을 두고 "이미 음성 확인용으로 하는 PCR 검사 등은 하지 않도록 돼있다"면서도 "현장 상황을 조금 더 확인한 다음에 교육부와 협의해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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