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현재로서는 사태 발생 초기라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당장 확인되지 않고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지역 수출입 기업의 동향을 긴급 모니터링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주요 수출입 기업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직접적인 비즈니스가 있는 100여 곳을 대상으로 직접 면담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모니터링 결과 지역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금수조치(경제교류 중단)로 인한 수출 감소와 금융 제재에 따른 결제 중단, 지연에 대한 걱정이 큰 분위기다.
선용품과 관련 기자재, 부품을 러시아로 전량 수출하는 A사는 월단위로 결제가 진행되고 있어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로 대금 회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공장에 자동차부품을 녹다운(부품수출 후 현지 조립생산) 방식으로 수출하는 B사는 "현지 공장의 생산 차질과 가동 중단으로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생선을 러시아로 수출하는 C수산은 수출 다변화 차원에서 러시아 지역의 판로를 개척해 왔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거품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수산물 도매업을 하는 D사의 경우, 러시아 쪽으로 전량 수출하고 있어 제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매출 감소는 물론, 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냉동 어류와 철강제품을 수입하는 E사는 수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체 수입선 확보에 분주했다. 화장품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F사 역시 사태가 장기화하면 기업 활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전 직원 장기 무급휴가도 검토하고 있다.
선박부품을 러시아에 수출하는 G사는 "대금 회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사태를 핑계로 거래처의 발주를 받지 않을 경우 공들인 거래처를 잃을 수 있어 사실상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무역업을 하는 H사는"비용 문제로 수출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러시아 거래처의 대금결제에 문제가 생기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직접적인 비즈니스가 없는 기업도 사태가 길어지면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 국제금융시장 혼란 등 거시 경제적 영향으로 간접 피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화 영향과 직접 거래 유무 등에 따라 기업 상황이 다른 만큼, 장기 대책과 피해에 직면하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