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 모 지파장 "신천지 강제 폐쇄 누가 그랬는지 알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침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신천지가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특정 후보를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BS가 지난 달 27일 진행된 신천지 요한지파 집회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신천지 전국 12지파 가운데 요한지파는 신천지 과천본부를 중심으로 수도권과 서울 일부지역을 포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신천지 요한지파 이모 지파장은 "신천지는 코로나19의 명백한 피해자였다"며, "그럼에도 세상은 신천지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모든 코로나의 죄를 뒤집어 씌웠다"고 말했다.
신천지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 것.
이 지파장은 "(경기도가) 신천지 본부까지 치고 들어와서 우리의 명단을 가져갔고, 경기도에 있는 모든 (신천지) 시설이 강제 폐쇄 당했다"며 흥분한 듯 말했다.
곧이어 이 지파장은 신도들에게 "누가 그랬는지 아시죠?" 라며 특정 후보를 연상시키는 듯 되물었다.
신천지 이모 지파장이 신도들에게 언급한 특정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지난 2020년 2월 24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신도 명단 제출에 비협조적인 신천지를 상대로 신천지 집회 시설을 강제 봉쇄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후보는 다음 날인 25일 신천지 과천본부를 직접 방문해 강제 조사를 진두지휘했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를 통해 신천지 신도 3만 3,582명과 신천지 과천본부 집회에 참석한 신도 9,930명의 명단을 확보한 바 있다.
신천지 이 모 지파장의 발언은 CBS를 통해 양심선언을 했던 신천지 간부 탈퇴자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신천지 간부 탈퇴자는 지난 달 CBS와 인터뷰에서 "'윤석열에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간부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지시했다"며, "신천지 강제조사에 나선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신천지를 핍박하는 자라며 폄하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더 이상 짓밟히지 않는 신천지 만들자" 대선 앞두고 강한 자신감
신천지 요한지파 이모 지파장은 신천지가 코로나19의 피해자란 주장도 펼쳤다.
이모 지파장은 "약속의 목자(이만희)가 분명히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왔지만 그걸 믿지 못하겠다며 검체(채취)하는 사람까지 데리고 왔다"며, "이런 일련의 일들을 생각해보면 왜 우리가 이런 수모와 고난을 겪어야 하는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파장은 "(코로나19 당시) 너무나 억울했고, 조롱과 비난과 모멸을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지만 참았다"며, "정말 다시 한 번 그 시간들을 잊지 말고, 셀 수 없는 흰무리를 창조해서 더 이상 짓밟히지 않는 신천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흰무리는 조건부 종말론을 유포하는 신천지 교리를 따르는 신도들을 말한다.
이 발언 내용을 분석해보면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신천지 발 코로나 집단감염에 대해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한 것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만희 교주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은 국민들을 상대로 일종의 모략(신천지 포교 전략)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구속됐던 이만희 교주는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반성보다는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옥중 서신을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
이 지파장은 신천지 신도들에게 신천지 세상을 만들자며 단합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모 지파장은 "(신천지 신도 수가) 더 많아져서 저 세상이 우리 신천지에 쩔쩔 매게 하는 것,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이단 전문가, 최근 신천지 움직임…신천지 재기 위한 '지렛대' 분석
이단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천지의 최근 움직임이 대선을 일종의 재기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속셈인 것 같다는 분석이다.
이단 전문가들은 "반사회성이 강한 신천지는 자신들을 보호해 줄 강력한 후원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권력에 접근 한다"며 사회 건강성을 해치는 신천지와 정치권의 유착을 경고해 왔다.
신천지 신도 수는 현재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주요 이단 상담소들이 분석한 신천지 교세 분석자료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가 급증한 기간은 신천지와 정치권의 유착 의혹이 불거진 2008년부터 10여 년 동안으로 약 5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급증했다.
신천지는 이 기간 동안 도심 속 대형 집회도 수차례 진행했다. 신천지 체전이나 만국회의를 비롯한 신천지 위장행사에 정치인들이 대거 등장해 축사를 해 신천지의 간접적인 포교를 돕기도 했다.
신천지, 2008년부터 10년동안 5만에서 20만 급증…"정치권 기생해 세 불려"
신천지의 실체를 알려 온 신천지 피해자들은 바로 이 점 때문에 정치권에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신천지와 정치권 유착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국민들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그러는 사이 신천지는 정치권에 기생해 세를 불려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피연 관계자는 이어 "이혼과 가출, 학업 포기 등 신천지와 관련한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져 왔지만 정권과의 유착관계 속에서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며 각종 고소 고발에도 신천지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흔드는 굵직한 대형 사고의 암막 커튼 뒤엔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종교단체가 도사리고 있었다"며 최근 '사이비 종교의 정치권 유착 근절 촉구문'과 정책 제안서 등을 각 후보 캠프에 전달했다.
신천지와 정치권 유착 숱한 증거들…한나라당에서 국민의힘까지
신천지와 정치권의 유착 의혹은 숱한 증거들로 넘친다.
신천지는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특별 당원 가입을 지시했고,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신천지 수석 장로가 새누리당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알려져 새누리당에서는 신천지 연루설 해명에 진땀을 뺐다.
이밖에도 서청원 의원의 신천지 고문설, 새누리당 작명설, 새누리당 당원 조직적 가입 지시도 부인할 수 없는 증거들이다.20대 대선을 앞두고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주변에 신천지와 관련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신천지 복수의 탈퇴자들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당원 가입 지시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윤석열 캠프 조직을 이끌고 있는 이영수 회장이 10년 전부터 신천지 탈퇴자를 관리하고 있다는 양심선언까지 나온 상태다.
게다가 윤석열 후보는 방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한 이유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신천지 연루설에 기름을 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