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단일화를 둘러싼 논쟁 끝에 협상 타임라인까지 공개하는 등 격한 공방을 벌였고, 안 후보가 완주 의지를 시사하면서 사실상 단일화가 결렬됐다.
안 후보는 1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제안에 3주 동안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하다가 사흘 전 (국민의힘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하지만 그간 왜 아무런 대답이 없었는지, 제가 제안한 국민 경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답도 하지 않아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대선 완주 의사 표명은 우선 '흡수 단일화'로는 본인의 정치적 생명이 보장될 수 없을 것이란 계산에 바탕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안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윤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을 못 받겠다고 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건데, 그렇다면 사실상 윤 후보가 흡수하는 방식의 단일화를 하겠다는 의미"라며 "이건 안 후보가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이걸 받으면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완주가 아닌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즉 적절한 퇴로가 없다는 게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힐 수 밖에 없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후보 역시 여론조사를 꼭 고집한 건 아니었던 것 같고, 후퇴하는 것에 대한 명분을 달라고 한 거 아니겠냐"며 "윤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여론조사를 요구해 윤 후보 본인의 입으로 답을 듣고 싶었던 건데, 그걸 안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안 후보를 압박하는 정도여야 했는데, 협상 일지까지 공개해버린 건 너무 나간 행보였다"며 "안 후보 입장에선 돌아오기도 힘든 상태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안 후보는 화제성이 떨어지는 국면에서 단일화 이슈를 주도하며 뉴스에 계속 회자됐다. 단일화를 지렛대 삼아 오히려 국민의힘을 활용한 측면도 있지 않냐"며 "우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차원에서라도 이제는 단일화에 손을 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은 사방에서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던 인명진 목사가 이날 "안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언함으로서 단일화라는 시대적 사명을 저버렸다"며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5일엔 전직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40여 명이 "정치교체, 시대교체를 위해 야권 통합을 반드시 이뤄달라"고 단일화를 촉구하면서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대선까지 남은 일주일의 시간 동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간 관련 공방도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선대위 홍경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단일화 뉴스로 국민을 피곤하게 해 드린 데에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단일화 결렬 이후 준비했다는 듯 일방적인 비방과 비난을 퍼붓는 쪽이 누구인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원한 게 단일화였는지, 책임 전가였는지 평가해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안 후보의 태도는 앞뒤가 안 맞는다. 애초부터 단일화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 마음이 현실인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