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민간인 주택가 폭격"…러 경제 위기 심화

우크라, EU 가입 신청…강력한 서방 합류 의지
러, 기준금리 20%로 인상…루블화 폭락 방어 안간힘
양측 협상 계속키로…'2대 핵보유국' 미러 관계 최악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연합뉴스
러시아 포병대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 주택가를 폭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될 전망이다.

EU 가입 원하는 우크라, 민간인 사상자 속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하르키우가 공격을 받아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들이 숨졌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다. 서방 국가들은 침공을 비판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결정했고, 이 같은 제재는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EU(유럽연합) 일부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 가입신청서에 서명하며 서방 진영에 합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영향력에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지난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자신의 생각을 바꿀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는 서방을 향해 "거짓말 제국"이라고 비난했다. 또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20%로 인상하며 루블화 가치 폭락을 막아보려고 한다.
 
러시아의 이번 침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큰 공격 행위다. 다만 침공 초기 푸틴 대통령이 원했던 결정적인 결과를 얻는데 실패했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인 하르키우는 주요 전쟁터가 됐다.
 
올레크 시네구보프 하르키우 행정국장은 우크라이 군이 주둔하거나 전략적 시설이 없는 주택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격이 사람들이 약국과 식료품점, 물을 마시기 위해 밖에 나오는 대낮에 발생했다. 이것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고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식수 확보를 위해 방공호에서 나왔던 4명이 사망했고, 3명의 아이가 있는 한 가족은 자동차 안에서 불에 타 숨졌다고 말했다. 앞서 내무부 장관의 보좌관 안톤 헤라셴코는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하르키우에서 1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군이 민간인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수도 키이우 거리엔 "푸틴 패전했다"

러시아군 폭격에 파괴된 우크라이나 군기지 레이더. 연합뉴스
미국 위성업체 막사(Maxar)의 사진을 보면, 러시아 군 수송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우크라이나어 발음) 인근 27km에 위치했다.
 
키이우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 키이우 거리의 교통정보용 표지판에는 "푸틴은 패전했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떠 있다.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의 작은 도시 2개와 핵발전소 주변 지역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양측 협상 계속…러 제재 수위 높아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강력한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 국경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 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끈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트위터를 통해 "불행히도 러시아 측은 아직도 자신들이 시작한 파괴적인 과정에 대해 매우 편향된 견해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침공 원인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표단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을 계속하는 데 동의했다는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편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금융 기관의 돈 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로 맞서고 있다. 러시아 은행들은 SWIFT(국제금융결제망)에서 제외됐다.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한 때 32%까지 떨어졌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올렸다. 당국은 수출 기업들에게 외화 매도를 준비하라고 말했다.
 
이번 침공으로 전 세계 2대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유엔 주재 러시아 외교관 12명을 추방했다. 러시아는 "적대적"이라며 반발했다.
 
이밖에 UEFA(유럽축구연맹)는 4000만 유로(약 540억 원) 규모의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의 후원 계약을 종료했다. UEFA와 FIFA(국제축구연맹)는 당분간 모든 러시아 팀들의 경기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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