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에서 상하이까지 4천km 이동.. '소중한 한표' 행사

김지민씨 제공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무려 4천km를 이동해 20대 대선 재외투표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우루무치 한인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46세의 김지민 씨다. 17년째 우루무치에서 살며 목축업과 유통업을 하고 있는 김 회장은 28일 아침 우루무치 공항을 출발해 장장 5시간을 날아 상하이에 도착, 상하이 총영사관을 찾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했다.
 
우루무치는 중국 서부 맨 끝 신장위구르 자치주의 성도이고 상하이는 중국 대륙 동쪽 해안에 자리 잡은 도시다. 두 곳의 거리는 3912km로 서울-부산의 12배다. 투표 장소를 상하이 총영사관으로 정한 것은 기차로 갈 수 있는 시안이나 수도 베이징보다 덜 불편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정책이 지역마다 다르고 수시로 바뀌지만 상하이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김지민씨 이동 거리를 보여주는 지도.
김 회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려면 비용과 시간도 상당해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고, 특히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서 꺼려지기도 했지만 고민 끝에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26일, 27일 이틀에 걸쳐 핵산 검사까지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다행히 아무 일도 없다고 했다.
 
중국에서 재외투표는 재외공관에서만 할 수 있는데 김 회장도 17년을 우루무치에서 살았지만 재외투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우루무치에 30여 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지만 재외투표 신청을 한 사람은 자신 뿐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대선 판세가 박빙인 것 같은데 이럴 때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자신의 목소리와 의견을 표현하는 게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6일 오전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 마당에 마련된 재외국민 투표소에서 흰 방역복을 입은 국민들이 줄을 서 차기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하고 있다. 주상하이 총영사관 제공
지난 26일에는 최근 상하이에 입국해 격리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 국민 9명이 방역복을 입은 채 격리 호텔에서 지정 차를 타고 투표소가 있는 총영사관까지 이동해 투표를 해 감동을 선사했다. 이들은 현지 방역 당국을 설득해 투표 참여 목적의 제한적 외출을 허가받았다.
 
주중 대한민국대사관에 따르면 재외투표 마지막 날인 28일 낮 12시 현재 중국 전역의 2만 9827명의 선거인 가운데 1만 8260명이 투표를 마쳐 61.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19대 대선당시 투표자수 3만여 명(68.8%)에 비해 1만 1천 명 가량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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