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망에서 배제하기로 하면서 러시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위프트 제재는 러시아 모든 은행이 아닌 일부 은행에 적용되는데 서방 국가들이 어느 은행을 퇴출시킬지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10대 은행 중 9개 정도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 센터의 경제 제재 전문가 에드워드 피시먼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을 것"이라며 배제 목록에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 VTB,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가스프롬뱅크 등과 같은 러시아 최대 은행이 포함 된다면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berbank와 VTB 등은 서방의 제재를 예상한 듯 어떤 사태에도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27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서방의 제재에 맞서) 재정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서방의 스위프트에서 배제될 경우 2014년 개발한 SPFS(Financial Information Transfer System)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에 따르면 SPFS 시스템에 연결된 외국 은행은 23개이고 지난해 5월 현재 러시아 내 송금의 20%가 이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중국이 우크라니아 사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제재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스위프트 대안으로 중국이 자제 개발한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CIPS는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위안화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2015년에 중국 인민은행이 출시했다. 지난해 5월 기준 614개 해외은행이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프트 외 다른 결제시스템이 아직은 널리 쓰이는 게 아니어서 러시아의 돌파구가 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방에서는 스위프트 배제 영향이 러시아 경제와 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세르게이 알렉사셴코 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월요일 시장이 열리면 제재가 루블화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역외 시장에서 1달러 당 루블화 환율은 장중 117.817루블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약 28% 하락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전직 러시아 은행가는 스위프트에서 배제되는 은행들이 이미 제재를 받고 있는 은행들로 제한되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자산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약발이 약해질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스위프트에서 러시아가 배제될 경우 경제에 엄중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이미 대비해 통제가 가능하다는 예상이 교차하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롄에 따르면 중국 싱크탱크 징핑타이의 탄하오쥔 연구원은 "러시아의 경제·금융이 엄중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판구연구소의 장한 연구원은 러시아가 크림반도 사태 이후 독자적 국제 금융 인프라를 마련했기 때문에 영향은 통제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