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의혹' 조재연 대법관, 세 딸 등본·거주지 자료까지 공개

김만배씨 소유 아파트에 자신의 딸이 살고 있다는 의혹 반박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관련 녹취록 속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조 대법관은 '그분'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한형 기자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이 아니라고 부인한 조재연 대법관이 자신과 배우자, 세 딸의 주민등록등본과 거주지 자료까지 공개했다. 화천대유(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소유의 수원 아파트에 자신의 딸이 살고 있다는 의혹이나 김씨가 판교 타운하우스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한 반박이다.

대법관 최초로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부인한데 이어 추가적으로 서류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법원행정처는 28일 오후 출입기자단에 조 대법관의 가족관계증명서와 조 대법관 자신 및 배우자·딸들의 주민등록등본과 초본,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제공했다. 분가한 첫째 딸과 둘째 딸의 관리비납부내역과 아파트 월세계약서, 임대차계약서 등 거주를 증명할 구체적인 자료도 포함됐다.

조 대법관은 앞서 25일 기자회견에서 "저나 저희 가족, 하다못해 친인척 중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며 "필요한 자료는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 요청하면 즉시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단은 조 대법관 딸이 현재 거주지에 실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를 요청했다.

조 대법관은 기자회견 당시 30년 가까이 현재 거주지에서 살고 있으며 딸 중 한 명은 2016년 결혼으로 분가해 서울서 살고 있고 지난해 결혼한 다른 딸은 용인 죽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셋째 딸은 현재 조 대법관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관이 언론에 제공한 주민등록등본을 보면 조 대법관과 배우자는 1995년 서울 서초동에 전입신고를 한 뒤 현재까지 거주지 변경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딸도 조 대법관과 서초동에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조재연 대법관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 발표를 하는 모습. 이한형 기자

첫째 딸은 2020년 10월부터 용인 죽전동의 아파트에 시부모와 거주하고 있다. 세대주는 배우자의 부모다. 둘째 딸은 지난해 5월 용산으로 전입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등록등본에 2018년 1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으로 전입신고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아파트 월세계약서와 영수증 사본을 보면 2016년 11월부터 잠원동 아파트에 월세를 내고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대법관은 기자단 요청 자료 중 △대법관 취임 이후 현재까지 '조재연 대법관 방문 목적'의 대법원 청사 출입 내역, △이재명·은수미 사건 상고심 과정에서의 심의 내용 또는 회의록, △이재명·은수미 사건 상고심에 관한 재판연구관의 검토보고서 및 내부 전자시스템 등록 여부 등은 제공하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거주관계에 관한 소명자료가 아니거나 조 대법관 개인이 제출할 수 없는 서류는 제공하지 않았다"며 "첫째 딸 및 둘째 딸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지역에 관한 자료가 없는 이유는 (조 대법관) 딸들의 자녀가 현재 유아여서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