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00원 뚫고 폭등?…이란 등 진정요인에도 주목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강화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서울 지역 휘발유 값도 리터당 1900원을 돌파, 조만간 2천원선마저 뚫릴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란 핵협상 등으로 유가 급등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면서, 향후 국제유가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이 싱가포르 원유 현물시장 개장과 함께 급등해 배럴당 105달러대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지난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014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5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지난주 거래를 배럴당 97.93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지난 24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지난주 종가는 배럴당 91.59달러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원유 투자자나 전문가 전망을 소개하며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JP모건체이스는 배럴당 12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놨고 컨설팅 업체인 리스태드 에너지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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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이 같은 관측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전날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최근 해외경제 동향에서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OPEC+(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 등 주요 산유국의 생산 목표치 미달로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인용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고는 지난달 26.8억 배럴로 이전 5개년 평균을 9% 밑돌고 있으며 2014년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이다.

EIA는 겨울철 이후에는 난방수요가 줄고 주요 산유국이 증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수급불균형이 완화되더라도 그동안 투자 감소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위기 악화로 사태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25달러까지 상승하고 러시아가 석유 가스의 대규모 공급 중단 상황마저 일으킨다면 최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애초 전면전과 같은 침공이 발생하면 100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미국이나 동맹국들이 비축유와 석유 재고를 풀면서 가격 안정화하려는 조치로  어느 정도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 살펴보면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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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각에서는 2015년 미국 등과 이란이 맺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이란 핵협상 대표가 전날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가 현안 해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핵협상을 둘러싸고 최종 타결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 하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등과 이란의 핵협상이 원만히 타결돼 이란 원유가 국제시장에 나오면 하루 100만 배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상승 요인을 일으키고 있다면 이란 핵협상 타결은 하락세 요인으로 양측을 다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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