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이어 정찰위성…모라토리엄 해제 문턱에 선 北

2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이어 정찰위성 개발을 본격화하며 대외 공세 수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28일 관영매체를 통해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전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공정계획에 따라 중요 시험을 진행'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시험에선 정찰위성 장착 카메라를 이용한 수직 및 경사 촬영이 진행됐고, 이를 통해 '고분해능 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이 확증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은 "이번 시험은 정찰위성개발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시험으로 된다"고 평가하고 우주에서 한반도를 찍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북한이 발사체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했다. 뉴스1 제공

북한은 27일 오전 순안 일대에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사거리 300km 고도 620km)을 발사한 점으로 미뤄 이를 이용해 정찰위성 시험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대개 미사일 발사 다음날 관영매체를 통해 기종과 제원을 공개하는데 반해 이날 보도에선 정찰위성 시험 사실만 언급했다. 
 
북한이 지난 1월 7차례의 미사일 시험에 이어 28일 만에 재개한 무력시위에서 정찰위성 시험을 병행한 것은 주변 정세와 상관없이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착착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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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잠수함과 무인타격장비 등의 5대 국방력 강화 계획을 공언했다. 이 가운데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 1월 시험 발사했고 이어 정찰위성 개발을 본격화하며 목표대로 움직이고 있다.
 
북한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조만간 완성된 정찰위성과 함께 위성 발사를 가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 재개될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태양절(4월15일) 계기 대규모 열병식과 함께 김일성 생일 110주년 축포로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미군사훈련과 태양절이 겹쳐있는 4월이 한반도 긴장의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19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2018년 이후 중단했던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해제를 시사했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정찰위성은 핵 모라토리엄 범주에 포함되지 않지만 북한은 점진적으로 수위를 높이며 국제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레드라인(금지선)에 다가서고 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유럽과 아시아의 이중전선에 직면한 미국으로선 북한 문제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북한의 도발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강경 대응하기도 힘든 딜레마가 예상되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인공위성을 빙자한 ICBM 시험을 감행하더라도 이전처럼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대북제재 공조를 얻어낼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한 '틈새를 노린 도발'이 아니라 자신들이 이미 설정해놓은 자위적 국방력 발전 계획에 따라 흔들림 없이 전략무기부문 5대 과제를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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