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차기 대통령, 통합정부 안하면 지선 총선 다 진다"

李도 尹도 통합정부 안하면 총선 역풍 불어
단일화 협상 공개한 尹, 이제 안하겠다는 뜻
'또 철수' 트라우마 安, 물러나기 어려울 것
이재명, '성과주의'는 장점이자 단점될 수도
윤석열, 사적인 이해관계 차단한 인사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대선이 이제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만 대세 없는 안갯속 판세가 계속되고 있죠.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끝없는 네거티브와 단일화 신경전만 남았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합니다. 그래서인지 대선 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요. 그래서 오늘은 보다 넓은 시각으로 이번 대선판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윤여준 장관님 어서 오세요.

◆ 윤여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한동안 왜 이렇게 두문불출하셨어요?

◆ 윤여준> 두문불출 한 건 아니죠. (웃음)

◇ 김현정> 저희가 사실은 선거 레이스 시작되는 초반부터 모셔서 시대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나는 안 나갈랍니다. 계속 그러셨어요. (웃음)

◆ 윤여준> 제가 아는 게 없어서 겁나서 그렇죠.


◇ 김현정> 겸손한 말씀입니다만 사실은 지금의 정치판, 선거판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 같은 게 저는 느껴졌었거든요.

◆ 윤여준> 심경은 단순한데요.

◇ 김현정> 어떻게 바라보셨어요?

◆ 윤여준> (웃음) 될 사람이 되겠죠.

◇ 김현정> 그러면 누구 찍을지는 정하셨습니까?

◆ 윤여준> 저는 정했습니다.

◇ 김현정> 정하셨습니까? 정하기가 쉬우셨습니까? 언제쯤 정하셨습니까?

◆ 윤여준> 아니, 뭐 마음을 정하는 게 뭐 그렇게 어려운가요.

◇ 김현정> 사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다, 부동층이 여전히 30%다. 할 정도로 마음 못 정한 분들 많거든요.

◆ 윤여준> 원래 선거라는 건 서양 학자들이 그랬잖아요. 최악 중에서 최선을 고르는 거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 쭉 선거과정 보시면서 총평을 좀 해 주신다면 어떻습니까?

◆ 윤여준> 뭐 제가 최근에 어느 신문을 보니까 기사제목이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3무 선거라는 거예요. 3가지가 없다. 뭐냐 하면 국정철학이 없고, 시대정신이 없고, 미래비전이 없다. 이 3가지가 다 없는 선거라는 거죠. 3무 선거.

◇ 김현정> 동의하십니까?

◆ 윤여준> 네, 지금 시대적인 상황을 보면 이게 참 말이 안 되는 현상인거죠. 이렇게 어마어마한 전환기에 다른 나라들은 보면 메타버스가 상징하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옮겨 간다는 거 아니에요. 문명 자체가.

◇ 김현정> 그렇죠.

◆ 윤여준> 그래서 그거를 준비한다고 야단들인 것 같은데. 우리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보면 여전히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같은 평면 위에서. 다른 차원이 아닙니다, 같은 평면 위에서 권력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 거예요. 표심 잔치가 반복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3무 선거라는 평가를 받으면 여야 간에 대통령 후보로 나온 분들 정말 반성해야 돼요.

◇ 김현정> 정말 반성해야 됩니까? 앞으로 나가도 모자랄 판에 지금 선거가 퇴보, 역사적으로 퇴보하고 있다고 보세요?

◆ 윤여준> 그런거죠. 지금도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저렇게 평면에서 다른 차원으로 가야 할 때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평면에서 지금 충돌하는 거잖아요. 이걸 반복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래서 대선 후도 걱정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건데. 그 이야기 하기 전에 어쨌든 9일 후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합니다.

◆ 윤여준> 그렇죠.

◇ 김현정> 지금 판세는 어떻게 좀 분석하고 계세요?

◆ 윤여준> 저는 요즘에 예민하게 분석할 입장도 아닌데요. 그런 여론조사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한테 안 그래도 물어보니까 자기들도 모르겠대요.

◇ 김현정> (웃음) 전문가들도 모른다.

◆ 윤여준> 모르겠대요.

◇ 김현정> 하기는 이렇게 아흐레 앞으로 다가왔는데 소수점 첫째짜리까지 똑같을 정도의. 아까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를 소개를 해 드렸습니다마는 그런 적은 저는 기억이 없어요.

◆ 윤여준> 없어요. 제 경험으로 보면 과거에는 대개 투표 한 달에서 3주 전이면 대개 드러났어요. 거의 대세라는 게. 그리고 선거 결과를 보면 대개 그게 맞았거든요. 그대로 반영이 됐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흐레, 9일 앞뒀는데 여론조사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도 판단하지 못하겠다는.

◇ 김현정> 그거 왜 그렇습니까. 왜 대세가 안 만들어집니까?

◆ 윤여준> 대세를 잡을 만한 세력도 없고 인물도 없으니까 그렇겠죠.

◇ 김현정> 세력도 없고 인물도 없고.

◆ 윤여준> 그러니까요.

◇ 김현정> 국민 마음을 확 잡을 만한.

◆ 윤여준> 없는 거죠. 그러니까 대세가 형성이 안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각자 이유가 있겠죠. 크게 보면 그런 거죠.


◇ 김현정> 그거는 결국 또 더듬더듬 가다 보면 아까 말씀하신 그 지점. 한 차원 높은 논의를 해야 되는데 계속 이게 퇴보된 논의를 하다 보니까 국민들이 실망하는.

◆ 윤여준> 그렇죠. 국민들은 어차피 일상생활에 바쁘니까. 일상생활에 매몰되는 건 당연하고 그러니까 국가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높고 넓게 봐서 국민들에게 늘 앞을 얘기해 줘야 되는 거잖아요. 수평선너머에서 쓰나미가 온다든지 앞으로 계속 날씨가 좋을 거라든지 해줘야 되는데 그런 역할이 없으면 그러면 국민이나 지도자나 보는 높이가 같고 폭이 같다면 그게 무슨 지도자예요?

◇ 김현정> 똑같은 층에서 바라본다면 그게.

◆ 윤여준> 그건 지도자가 아닌 거죠. 제가 전에 이런 표현을 쓴 일이 있어요. 국민들은 오늘 날씨가 좋으면 해변에서 선탠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지도자는 수평선 너머에서 뭐가 오는지를 봐줘야 된는 거 아니냐는 거죠.

◇ 김현정> 태풍이 오는지 뭘 준비해야 되는지.

◆ 윤여준> 그 능력이 없으면 너나 나나 마찬가지인데, 왜 지도자가 돼야 되는데요?

◇ 김현정> 그런 선거이기 때문에 대세가 안 만들어진다,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

◆ 윤여준> 그렇게 보는 거죠. 출마하신 분들한테는 미안하지만.

◇ 김현정> 그런데 뭐, 계속 제가 말씀드리지만 9일 후면 새로운 대통령이 뽑힙니다. 그래서 후보들 경쟁하고 있습니다. 최대 변수가 뭐냐를 따져보면 누구도 이의를 안 달고 동의하는 게 단일화입니다. 그 단일화는 여권 단일화일 수도 있고 야권 단일화일 수도 있는데. 우선 야권 단일화.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는 어제 부로 종료가 된 걸까요? 아직도 여지는 남아 있을까요?

◆ 윤여준> 어제 윤석열 후보 자신이 기자회견에 나와서 협상 과정을 소상하게 공개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걸 보고 조금 의외였어요. 협상했던 사람도 아니고 후보 자신이 나와서 협상 과정을 소상하게 공개해버린다. 그건 앞으로 협상 안 하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예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윤여준> 협상 과정을 세밀하게 공개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 김현정> 안 하겠다는 소리예요, 그거는?

◆ 윤여준> 그렇게 읽을 수밖에, 저는 그렇게 읽었어요. 협상할 생각이 이제 없구먼. 말은 앞으로도 하겠다고 했으나 사실상 후보 자신이 협상 과정을 소상하게 공개한 것은 그렇게 읽히는 게 상식이겠죠.

윤창원 기자

◇ 김현정> 그런데 양쪽 다 정권 교체라는 같은 명분으로 처음으로 달렸는데. 그러면 상식적으로는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왜 이렇게 잘 안 됐다고 보세요?

◆ 윤여준> 이해관계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나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생각에 부딪히니까 그렇겠죠.

◇ 김현정> 나 중심으로. 사람 마음속을 누가 알겠습니까마는 윤여준 장관은 한때 안철수 후보 멘토셨잖아요.

◆ 윤여준> 멘토는 300명이라는데. 저는 그중에 끼지도 못하기 때문에.

◇ 김현정> (웃음) 그렇습니까? 가까이에서 지켜보셨던 분으로 안철수 후보는 지금 왜 저런 스탠스를 취한 것인가, 짐작되는 건.

◆ 윤여준> 곤혹스러운 입장은 이해가 가요. 저는 근래 지난 한 5, 6년 이상 만나본 일이 없어서. 요즘에 토론하는 걸 봤더니 사람이 많이 발전한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제가 만나서 얘기해 본 일이 없으니까 판단하기 조심스러운데. 본인도 제가 생각해 봐도 곤혹스러울 거예요. 왜냐하면 이게 또 물러나면 또 철수라고 사람들이 흔히 그러잖아요. 언론에서. 또 철수라는 이름이 굳어버린다는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게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트라우마가.

◆ 윤여준> 물러난다는 게 참 용이하지 않은 거예요. 또 철수라는 말을 안 듣는 방법을 찾아야 되는데 그게 쉽겠습니까? 상대방이 있는 건데. 그 저는 고민이 클 거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이번에 단일화가 결렬이 돼서 이 박빙 선거에서 지게 될 경우에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지게 될 경우에는 당신 때문에 깨졌다, 이것도 상당히 정치적 부담이잖아요.

◆ 윤여준> 지금부터 서로 이제 책임을 안 지려고 방어를 하잖아요. 지금부터. 저는 윤석열 후보도 본인이 나와서 직접 과정을 공개하는 걸 보면서 이게 나중에 실패했을 때 나한테 책임이 돌아오는 것을 지금부터 방어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하는 짐작이 가더라고요.

◇ 김현정> 서로 결국은 그 떠넘기기를 지금 지난 주 기자회견, 이번 주 기자회견 다 직접 나서서.

◆ 윤여준> 속된 말로 떠넘기기라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자기한테 비난이나 책임이 몰리는 것은 막아야 되겠다, 당연히 그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이 어제 이른바 공동정부안. 정치 개혁을 고리로 한 공동정부안을 의총에서 논의를 하고 당론으로 결정을 했다고 해요. 이 과정은 어떻게 보십니까?

◆ 윤여준> 글쎄요. 그거를 선거가 임박해서 저렇게 하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때 선거 전략으로 받아들이기 쉽죠. 물론 후보 자신이 거듭거듭 약속을 했으니까 지킬 거라고 믿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선거가 막바지에서 팽팽한 접전하는 상황에서 저런 게 나오니까 이기고 보자는 생각을 하는 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많이 생기겠죠.

◇ 김현정> 게다가 사실은 비슷한 약속을 지난 총선에서 그때는 약속보다도 훨씬 더 나아간 형태의 약속을 해 놓고, 그것을 깬 전력이 있기 때문에.

◆ 윤여준> 아니, 뭐 과반수 의석을 가지니까 완전히 헤더를 바꿨잖아요. 국민들이 그런 걸 다 기억할 테니까. 100% 신뢰를 안 하는 것 같으니까 거듭거듭 그런 것을 약속을 하는 것 같은데요. 물론 약속을 안 지킨다고 전제하는 것은 안 되지만 약속을 지킬지도 모르죠. 그런데 어차피 제가 볼 때는 앞으로 들어서는 정부는 이번 선거가 저렇게 박빙의 싸움을 하는 데서 보여주듯이 그렇게 통합정부나 연립정부 형태로 안 가서는 국정운영 제대로 못 할 겁니다.

◇ 김현정>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까? 180석 가까이 가지고 있는데도.

◆ 윤여준> 180석 가지고 자기들 마음대로 했다가 국민이 그걸 가만 두겠어요?


◇ 김현정> 역풍이 불 것이기 때문에.

◆ 윤여준> 그럼요. 그다음 총선에서 결과가 뻔하죠. 결과가.

◇ 김현정> 곧 다가올 총선.

◆ 윤여준> 물론이죠. 지방선거도 물론 있지만.

◇ 김현정> 그럼 뭐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은 의석 수가 적으니까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이 돼도 통합정부 안 꾸리고는 방법이 없다.

◆ 윤여준> 원만하기 국정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다수를 믿고 그렇게 밀어붙이는 식으로는 앞으로 했다가는 선거해 보나 마나가 될 건데요. 민주당도 그걸 왜 모르겠습니까?

◇ 김현정>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도 반드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

◆ 윤여준> 그리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것이 구호에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선거 전에 안철수, 심상정 이런 후보들이 진짜로 연대해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이른바 반윤텐트.

◆ 윤여준> 그것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어요. 심상정 후보는 지금 네 번째 출마였죠?

◇ 김현정> 경선까지 하면 숫자가 좀 많고 그렇습니다. 본선만 따지면 몇 번 있고.

◆ 윤여준> 여기서 또 그냥 물러나겠느냐 하는 생각도 들고. 그 두 분의 마음은 알 길이 없습니다.

◇ 김현정> 민주당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한테도 대선 전에 비전위원장으로 합류해 달라, 이런 제안을 했다고 어제 보도가 나왔어요. 제안 시점이 정확하지 않지만 최근이다 이렇게 알려졌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도 혹시 제안 받으셨어요?

◆ 윤여준> 아니요.

◇ 김현정> 받으신 적이 있지 않았아요?

◆ 윤여준> 제안이 왔다는 것은 도와달라는, 막연하게 도와달라는 거지. 구체적인 자리를 제안하거나 입당해 달라 이거는 아니에요. 제가 응하지 않을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렇겠죠.

◇ 김현정> 그렇습니까? 왜 그런 생각은 없으세요?

◆ 윤여준> 저는 현실정치에는 발을 들여놓고 싶은 생각이 털끝만치도 없어요.

◇ 김현정> 털끝만치도 없어요?

◆ 윤여준> 없어요. 정말 없어요.

◇ 김현정> 그럼 도와달라는 것도 안 도와주기로 하셨던 거예요?

◆ 윤여준> 도와달라는 것은 편을 들어야 되는데 현실 정치에 참여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것도 안 하겠다는 거죠.

◇ 김현정> 그것도 안 하겠다. 시점은 언제세요? 제안 받으신 시점은. 도와 달라.

◆ 윤여준> 몇 차례에 걸쳐서 민주당에 계신 분들이 좀 도와달라고 간곡히 거듭 부탁을 하시지만 제가 미안합니다, 늘 핑계 댄 것은 윤석열 후보가 집안 아저씨인데 제가 어떻게 반대편에 갑니까? 그렇게. 그것도 상당한 이유가 되고요.

◇ 김현정> 같은 문중이시죠?

◆ 윤여준> 문중이고. 제 아저씨뻘이거든요. 항렬 하나 높아서 .

◇ 김현정> 윤석열 후보가. 맞아요.

◆ 윤여준> 그리고 윤 후보의 친부 되시는 윤기중 교수님은 선친 생존해 계실 때 왕래하시던 집안 어르신이고. 근래에 저도 몇 번 모시고 점심도 먹고 그랬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 아드님이 나왔는데 제가 반대편에 갑니까?

◇ 김현정> 그럼 그 아드님 쪽에서는 도와달라는 부탁은 없었습니까?

◆ 윤여준> 그런 부탁은 물론 없었고요.

◇ 김현정> 국민의힘에서 도와달라고 했을 법한데. 거기에서는 없었어요?

◆ 윤여준> 거기는. 거기 계신 중진분들은 특히 저를 안 좋아하는 걸 제가 아니까 기대를 안 해요.

◇ 김현정> 아니, 윤여준 전 장관은 진영을 떠나서 활동하신 분인데 왜 안 좋아합니까?

◆ 윤여준> 그게 싫은 거죠.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제가 지난, 벌써 여러 해 됐습니다만 당의 개혁을 항상 주장했던 사람이고 행동에 옮겼던 사람이기 때문에, 늘 위험한 사람으로 저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건 제가 잘 알기 때문에 저는 극우인척 할 생각도 없고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현실 정치에는 발 디딛이지 않겠다, 하고.

◆ 윤여준> 전혀 생각 없어요.

◇ 김현정> 김종인 전 위원장은 가실 것 같으세요? 어떻게.

◆ 윤여준> 얼마 전까지 이쪽에 국민의힘의 총괄선대위원장을 지내셨잖아요. 그만두시는 과정이 조금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같은 선거에서 상대방 진영에 어떻게 가시겠어요. 그건 안 하시겠죠.

◇ 김현정> 그거는 안 하실 거다. 그러면 선거 후에 만약 통합정부 만드는 과정에서 참여해 주십시오 하면 일단 윤 전 장관은 어떠실 것 같아요.

◆ 윤여준> 저는 그런 생각 없어요. 능력도 없고요.

◇ 김현정> 김종인 전 위원장은 어떠신 것 같아요?

◆ 윤여준> 그분은 국가 운영에 조예가 깊은 분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고 그런 의욕도 있으신 걸로 보여요, 보면. 그분은 어떻게 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생각 없습니다.

◇ 김현정> 겸손의 말씀을…

◆ 윤여준> 겸손이 아니라 진짜.

◇ 김현정> 윤 전 장관님. 터놓고 말씀을 드려보죠. 왜 이렇게 현실 정치에 염증을 느끼게 되셨어요?

◆ 윤여준> 저요?

◇ 김현정> 네.

◆ 윤여준> 저는 원래 소질이 없으니까.

◇ 김현정> 장관도 하셨던 분인데.

◆ 윤여준> 장관은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저는 사실 2000년 총선에서, 앞두고 이회창 총재를 98년도서부터 모시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잘 안 하겠다고 했거든요. 도와달라고 요청하는데 못 한다고. 저는 그때 이미 서울에 있는 역사가 긴 사립대학에서 저를 석좌교수로 영입하시겠다, 총장님이 보자고 해서 제안을 하셨어요. 대우를 잘해 주신다고 해서. 제가 뭐라 그랬냐면 1년 동안 미국 가서 좀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와서 체계적으로 해야 되니까. 대학원생만 주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학부는 말고. 내가 무식한 사람이 어떻게 하냐고 공부 좀 하고 오고 그랬더니 그런 이유라면 기다리겠다고 그래서 미국 대학을 거의 정해놨었어요. 그런데 이회창 총재님이. 제가 모르던 분이었는데. 저를 보좌역으로 강제로 권하시는 바람에. 고향 어른이고 고등학교 4년 선배예요. 그래서 잠깐만 도와드리고 간다고 했던 게 그만 상황이 발을 뺄 수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는 바람에 제가 2000년 총선까지 총선 기획단장 맡아 하다가 공천 파동 일어나서 집에 갔다가 비례대표까지 했으니까. 저는 뭐 4년 동안 많은 것을 국회에서 배웠어요. 공부를 많이 하고. 감사하기는 한데.

◇ 김현정> 그때 미국 갔어야 한다고 보세요?

◆ 윤여준> 그랬으면 좋았죠.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현실정치에 어떻게 입문하시게 된 뒤에 세상이 바뀌는 것을 개혁 되는 걸 봤으면 쭉 계셨을 텐데. 그게 잘 안 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정치에 신물을 느끼신 것 같아요.

◆ 윤여준> 그게 역사라는 게 그렇잖아요.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역사가 발전한다고 그래도 그 과정을 보면 단기간에 반동은 늘 있어요. 불란서에도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가 1789년인가 그 첫 번째 프랑스혁명만 생각하지만 그 후에 벌어지는 거 보세요. 엄청난 반동들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발전해 온 거거든요. 유럽의 민주주의는 300년 걸려서 오늘날 수준에 온 거잖아요. 우리는 민주화한지 불과 몇 십 년입니다. 민주주의가 성숙해져가는 과정에서 치러야 될 대가라고 생각을 하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는 거죠. 그 과정 거쳐서 성장하는 거니까.

◇ 김현정> 그러면 어쨌든 대통령이 탄생을 할 텐데. 지금 누가 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박빙인 상황 속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에게 조언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죠. 우선 여당의 이재명 후보, 이재명 대통령이 됐을 경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점. 가장 우려되는 점은 뭐라고 보세요?


◆ 윤여준> 제가 이재명 후보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어요. 몇 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본 경험은 있으나. 그런데 그걸 통해서 제가 느낀 것도 그렇고 다른 잘 아는 분들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걱정하는 것은 능력은 상당히 출중하게 갖춘 것 같고 또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서 쉽고 간결하게 얘기하는 능력이 있어요. 설득력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제가 보면서 그러면 이 양반은 어떤 스타일이냐. 성과주의라는 거예요.

◇ 김현정> 성과주의.

◆ 윤여준> 그러니까 국정의 성과가 뭐랄까 방법을 정당화한다.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성과만 내면 됐지. 이게 반드시 민주적이어야 되느냐. 결정과정이. 이런 충동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꼭 그렇게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유혹을 느낄만한 기질이 있다는 거예요. 그건 상당히 본인도 조심해야 될 거라는 거죠.

◇ 김현정> 성과주의에 집착하다가 그 과정에 대한 부분을 소홀히 할 수 있다.

◆ 윤여준> 특히 과정의 민주화라는 요소를 소홀히 하면 나중에 반드시 덧나게 돼 있어요.

◇ 김현정> 덧나게 돼 있습니까? 그러면 야당의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에 가장 신경 써야 될 점, 우려되는 점.

◆ 윤여준> 그분은 저는 뭐 한 번도 만나본 일이 없어서 평가하기가 어려운데요. 이렇게 토론하는 것을 본 게 전부죠. 그분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지가 불과 몇 달밖에 안 될 거 아니에요. 준비를 할 수 있는 겨를이 없었겠죠. 평생을 검찰에서만 보낸 분이잖아요. 어떻게 알겠어요? 국정 전반을. 그러니까 아마 저는 굉장히 힘들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게 본인이 얼마나 힘들 건지를 모르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그분의 발언들을 보면 전문가들을 등용해서 좋은 사람들을 등용해서 쓰겠다, 이런 발언을 몇 번.

◆ 윤여준> 전문가들을 등용하는 게 제일 어려워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윤여준> 그러면 역대 대통령들이 왜 실패했습니까? 인사에. 다 나름대로 전문가 등용한다고 한 거예요, 그게.

◇ 김현정> 전문가를 잘 등용하려면 본인이 전문가보다 더 많이 알아야지 전문가 등용 가능해요?

◆ 윤여준> 그런데 본인이 각 분야에 전문가일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 원칙만 지키면 돼요.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 고위공직이에요. 그렇죠? 그 고위공직은 국민을 대신해서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자리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윤여준> 사적인 인연으로 사람 쓰면 안 돼요. 철저하게 공적 원칙으로 사람을 써야 됩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 윤여준> 공적 원칙이 뭡니까? 적재적소의 원칙인 거예요. 그 사람을 찾아봐라 그러면 분야마다 그런 적재적소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있어요. 소수라도.

◇ 김현정> 있죠.

◆ 윤여준> 그런 사람은 내가 몰라도 그만이고, 친하지 않아도 그만이고 사람을 쓰면 다 능력 있게 열심히 잘 해서 국정의 성과를 낼 거라고요. 그러면 국민 좋고 자기 좋고 할 텐데. 이걸 그렇게 안 하고 대표적인 게 이명박 대통령한테 강부자, 고소영 내각이라고 언론이 그랬잖아요. 사적인 인연을 사람 썼다는 얘기 아닙니까? 그렇게 하면 윤석열 후보도 절대로 좋은 대통령이 되기 어려워요. 그러니까 그것만 하나 명심해도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막판에 최대 변수. 9일 동안의 최대 변수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윤여준> 모르겠습니다. 뭐가 변수가 될지. 아까 말씀하신 단일화.

◇ 김현정> 가능성 없어 보인다 그러셨잖아요.

◆ 윤여준> 하기는 윤석열 후보가 하는 것만 보면 여기서 더 이상 어렵겠다고 판단한 것 같고. 그 후에 또 안철수 후보도 또 상당히 극단적인 소리를 했더라고요. 시한 다 끝났다. 그런데 늘 정치하는 분들이 하는 말이 있어요. 정치는 생물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간인데 제가 감히 어떻게 장담을 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단일화가 역시 여전히 최대 변수다.

◆ 윤여준> 아주 실낱같지만 살아있다고 볼 수도 있는 거 아니냐.

◇ 김현정> 그렇군요. 윤여준 전 장관님, 현실 정치에 나는 발 디딜 생각은 없습니다. 여러 번 강조하셨지만, 윤 전 장관의 혜안이 굉장히 절실할 때입니다.

◆ 윤여준> 제가 무슨 혜안이 있다고 그러세요. 없어요.

◇ 김현정> 새로 대통령이 될 그분에게도 또 현실의 정치인들에게도 좀 조언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 윤여준> 제가 왜 그런 가당치도 않은 과대평가를 받느냐 하는 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한 가지 이유가 있어요.

◇ 김현정> 뭐예요?

◆ 윤여준> 저는 현실 정치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에요.


◇ 김현정> 욕심 없으시죠.

◆ 윤여준> 그래서 그냥 담담하게 보고 냉정하게 보고 판단하고 그대로 얘기하는 거죠. 말을 돌려 할 필요도 없고 제가 얻을 게 없으니까. 정치적 이해가 있는 사람들은 그게 어렵잖아요. 그러니까 저한테 마치 혜안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그건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겸손함을 저희가 기억하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 고맙습니다.

◆ 윤여준>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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