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단일화 결렬 속 다시 초박빙 구도…여야 '중도 표심'에 사활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던 양강 대선 후보의 지지율 싸움이 대선을 10일 남겨놓고 다시 초박빙 구도로 진입했다.
 
공식선거운동 개시 후 지지율이 떨어지며 낙담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반등에 고무, 마지막 일주일을 '반(反) 윤석열' 전선 강화를 위한 중도 표심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에 동률까지…D-10에 다시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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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의 의뢰로 서던포스트가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10차 제20대 대통령 선거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0.4%를 얻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위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40.0%)와의 격차는 불과 0.4%p. 누가 선두인지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KBS의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24~26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39.8%로 소수점까지 동률을 기록했다.
 
뉴스1의 의뢰로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 42.4%, 이 후보 40.2%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2.3%를 얻어 37.2%인 이 후보에 오차범위 내 우세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이날 발표된 조사 중 두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컸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윤 후보 44.8%, 이 후보 40.4%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41.9%, 이 후보 38.3%로 다자구도 때보다 오히려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컨벤션 효과로 윤 후보가, 국민의힘 내홍으로 이 후보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윤 후보가 각각 앞서며 엎치락뒤치락 하던 지지율 구도가 대선을 10일 남겨 놓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모양새가 됐다.

이상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각 기관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야권후보 단일화 무산과 여야 막판 지지층 결집이 불러온 초접전 현상


이같은 지지율 접전 현상에는 대선을 2주 가량 남겨두고 결렬 선언된 야권 후보 단일화 무산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여론조사 방식의 후보 단일화를 윤 후보에게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의 확답이 없자 다시 입장을 바꿔 지난 20일 일주일이 지나도 명확한 답변이 없다며 "저의 길을 가겠다"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은 계속해서 단일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안 후보는 지난 25일 TV토론회에서 "단일화가 열려 있느냐"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질문에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을 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단일화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윤 후보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무산 과정을 공개한 것에 대해 안 후보 측이 "책임 회피를 위해 어떤 짓이든 하는 세력"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황이어서 이대로 단일화가 무산된다면 윤 후보에게는 계속해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선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거대양당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초박빙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BS·서던포스트 조사와 뉴스1·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모두 40% 이상의 지지율을 동시에 얻은 것은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KBS가 포함된 지상파 3사 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39.8%를 기록한 것도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그동안 특정 후보를 지지했지만 각종 논란으로 인해 지지의사 표시를 유보해 온 유권자나, 무응답이었던 유권자들이 투표일이 다가옴에따라 후보를 정해가면서 양강 후보로의 지지율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고무된 민주, '방심 안 돼'…국민의힘, 단일화 무산 딛고 중도 공략

민주당 송영길 당대표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당일 의총에서는 국민통합 정치개혁안 등이 논의됐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은 이 후보의 막판 지지율 반등세에 반색하면서도 자칫 느슨함으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늘 윤 후보의 기자회견을 통해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최종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며 "윤 후보가 무슨 발언을 하든 국민은 안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한 이후 (단일화 무산이) 이 방식의 단일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윤 후보의 책임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일화가 무산이 됐고, 그 책임이 윤 후보에게 더 크니 이번 국면이 민주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들은 최근 일주일 사이 이 후보의 지지율이 차츰 오름에 따라 선거운동에도 힘이 붙기 시작했다며 달라진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이같은 흐름이 자칫 막판 방심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채찍질도 이뤄지고 있다.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이자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번 대선은 역대 선거 사상 초유의 초박빙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지금 시시각각 변하는 민심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며 "지지도 조금 오른다고 흥분하고, 실수하고, 자만하면 결정적 패착"이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은 막판 일주일 판세가 중도층 표심에 달려있다고 판단하고, 안 후보가 요구했던 대로 이날 밤 의원총회를 열고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국회의원 선거 연동형비례대표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등을 실현하겠다는 정치 개혁안을 당론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노력을 중단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협상 테이블이 닫힌 것으로 보고 막판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중도·보수 표심을 대표할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부동층잡기에 전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합의까지 이르렀음에도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이를 거부했다고 밝힌 만큼, 그간 어떠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왔는지를 국민들께 설명하는 한편, 단일화 무산의 책임이 안 후보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정치 개혁안을 당론으로 의결하면서 안 후보와 함께 중도 표심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다음날인 28일 저녁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움직임에 맞설 선거 대응 전략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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