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수산물시장에서 기원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애리조나대학과 고려대 등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국적 연구진이 참여한 2개 연구팀이 이런 내용을 담은 2건의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2건의 보고서는 총 150쪽 분량으로 아직 과학저널에 실리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2019년 12월 우한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 156명의 위도와 경도를 추정했는데 확진자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우한 화난수산시장 주변이었다. 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중국 과학자들이 수집해 올린 2020년 1월과 2월의 확진자 73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한 시장과 떨어졌지만 고령자들이 많이 사는 우한의 중심부에 집중된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화난수산시장을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으로 지목하고. 이웃 동네를 거쳐 도시의 더 먼 지역으로 번져나간 것으로 판단했다. 우연에 의해 이런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내놨다.
이와 함께 2019년 말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숙주로 알려진 너구리 등 포유류가 이 시장에서 판매된 점도 증거로 지목했다. 실제로 2020년 1월 시장 남서부의 바닥과 벽 등에서 채취한 유전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흔적이 나왔는데 야생 동물 판매 상점이 밀집한 곳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2019년 12월 우한의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판매된 살아 있는 포유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었으며, 이것이 2차례에 걸쳐 이 시장의 상인이나 고객에게 옮겨갔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어느 동물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됐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국적 연구진의 연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 논란에 종지부를 찍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의 기원이 화난 수산물시장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추론에 근거한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발발 초기 수세적인 입장에서 바이러스 기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과학적 조사에 맡겨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한 뒤 2019년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군이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사고로 유출됐다는 주장을 폈지만 이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는 제기하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도 우한 현지 조사 등을 통해 바이러스 기원을 조사했지만 우한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면서 미국 등 서방의 반발만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