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27일(한국시간)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실 공식 사이트인 크렘린궁 사이트를 비롯해 여러 정부기관 사이트가 한때 접속이 차단됐다.
'어나니머스' 등 외부 해킹 세력이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은 사이버 전선에서 싸울 'IT Army(부대)'를 모집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과 BBC 방송 등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실 공식 사이트인 크렘린궁 사이트(kremlin.ru)를 비롯해 6개 정부기관 사이트 접속이 일시 차단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현재 크렘린궁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면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가 뜨면서 사이트가 열리지 않고 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도 자사 통신사의 국제 뉴스 웹사이트와 체코어 및 폴란드어 웹사이트가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 공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특수 군사작전에 대한 서방의 대러 제재 도입 이후 발생했다고 전했다. 같은 계열사인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역시 공격 대상이 됐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의 일부 TV 방송국은 우크라이나 노래가 재생되도록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은 '어나니머스(Anonymous)' 등 외부 해킹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군사 공격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앞서 어나니머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단 지난 15일 동영상을 올려 "우크라이나 위기가 확대되면 러시아의 산업 제어 시스템을 '인질'로 삼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 23일 우크라이나의 여러 정부 기관과 은행들을 상대로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은 이 해킹 공격의 일부를 러시아의 군사 정보국(GRU) 소행으로 지목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미카일로 페도로프 디지털 전환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는 IT부대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사이버 전선에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카일로 장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가즈프롬과 스베르방크 등 러시아의 주요 에너지 기업과 금융회사들을 사이버 공격 대상으로 지목했다.